4년전 ‘국가안보’ 강조한 이재명…현충원서 “국민 통합” 외치며 중도 확장

민주당 대선 후보 첫 공식 일정
이승만·박정희 묘역도 참배
“통합 필요성·가치 높은 시기
국민 에너지 색깔 넘어 모아야”

◆ 2025 대선 레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전 대표가 28일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국민 통합을 ‘제1과제’로 꼽은 이 후보는 “국민들의 힘을 최대한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통합의 필요성과 가치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에 참배한 후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大한민국,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이재명’이라고 적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현충원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묘역을 참배했다.

또 국무총리를 역임한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역도 참배했다.

이 후보는 “김민석 최고위원이 ‘박 전 국무총리가 ‘DJP연합’, 일종의 진보보수연합정권의 옥동자, 통합의 아름다운 열매 같은 존재라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제가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 논쟁의 대상이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중도·보수 확장을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보수진영 출신 대통령 묘역 참배도 빠트리지 않으면서 중도층과 보수층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참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한 것에 대해 “좌우의 통합이든 보수와 진보의 통합이든 똑같아질 수는 없겠지만 차이는 차이대로, 공통점은 찾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사자성어 ‘구동존이’를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 “저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만 갖는 것은 아니다.

양민학살, 민주주의 파괴, 장기독재라는 어두운 면이 있고 한편으로 보면 근대화의 공도 있다”며 “음지만큼 양지가 있는 것이고, 동전은 앞면이 있는 것처럼 뒷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들에 대한 평가를) 묻어두자는 이야기는 아니고 평가는 평가대로 하되, 지금 급한 건 국민통합”이라며 “국민 에너지를 색깔 차이를 넘어서 한 데로 모아서 희망적인 미래로 나아가야 하지 않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27일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그는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 순회경선에서 권리당원·대의원·재외국민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를 합산한 결과 89.77%의 역대 최고 득표율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또 반도체 공약을 발표한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해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기업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 후보는 “압도적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며 세제 혜택, 인재양성 지원 등을 약속했다.


한편 4년 전인 2021년 20대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당시에도 이 후보는 중도·보수 확장을 위한 행보를 첫 일정으로 선택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국가의 제1의무는 국가공동체를 지키는 안보”라며 첫 일성으로 국가 안보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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