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겨냥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면 미국의 글로벌 금융패권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대표 자산인 주식·국채·달러값이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많은 사람이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실질적으로 내려갔고 다른 품목 가격도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이자 중대 실패자(major loser)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며 파월 의장에게 압력을 가했다.
관세 불확실성에 이어 연준의 신뢰성 훼손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평가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때리기' 발언이 나오자 곤두박질쳤다.
다우지수(-2.48%) S&P500지수(-2.36%) 나스닥지수(-2.5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국채금리는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오히려 급등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0.08%포인트 급등한 4.409%에 거래됐다.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성이 그만큼 훼손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와 더불어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 지위가 흔들리면서 달러값도 급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97.9로 저점을 기록하며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달러화 대비 스위스 프랑(9.2%) 엔(6.1%) 유로(6.1%) 등 주요국 통화가치는 대부분 크게 상승했다.
특히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달러당 140엔이 붕괴돼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안전자산이라고 인식되는 금값은 또 최고가를 경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 현물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당 3500.1달러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35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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