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와 일상에 깊게 파고든 인공지능(AI)이 이제는 콘텐츠 제작 환경도 뿌리부터 바꾸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 동영상을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뚝딱 만들어내고,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는 게임 속 캐릭터까지 구현해 이용자의 콘텐츠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웹소설·웹툰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 AI가 만드는 웹툰 홍보용 숏폼 동영상 서비스 '헬릭스 숏츠' 도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헬릭스 숏츠는 AI 기술을 활용해 웹툰의 미리보기 영상을 30초 분량으로 제작해준다.
기존에 사람이 일일이 해야 했던 작업을 AI가 알아서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긴 웹툰 이미지를 여러 개의 컷으로 나누고, 웹툰의 말풍선을 감지하고 제거해 자연스러운 화면 구성을 만들어낸다.
특히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로 인식한 이미지 내 대사와 캐릭터 표정, 컷 구성 등을 AI가 분석해 줄거리를 요약하고 여기에 맞춘 내레이션을 생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내레이션은 TTS(Text-to-Speech) 기술을 통해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전환돼 자막과 함께 삽입된다.
이후 감정선에 맞춰 컷과 이미지 효과(줌 인 등)가 자동으로 매칭되고, 배경음악도 함께 추천돼 영상이 완성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헬릭스 숏츠를 통해 기존에 약 3주가 걸리던 숏폼 영상 한 편당 제작 기간을 3시간으로 단축하고, 비용도 200만원에서 6만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AI를 활용한 미디어 제작 혁신의 흐름은 게임 업계에서도 두드러진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 기술로 구축된 소규모언어모델(SLM)을 기반으로 AI 캐릭터를 개발했다.
정해진 대사만 내뱉던 기존 캐릭터와 달리 유저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면서 실제 사람처럼 그에 맞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작 게임 '인조이'에 본격 적용됐는데, 초반 인조이 흥행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악 분야에서는 최근 지드래곤이 AI로 만든 뮤직비디오 '홈스윗홈'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뮤직비디오는 오픈AI의 영상 생성 모델 '소라'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치럼 AI가 미디어 콘텐츠 제작 과정에 깊게 침투하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미디어 콘텐츠 제작용 AI 시장 규모는 2024년 82억1000만달러(약 11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35.6%씩 성장해 2030년에는 510억8000만달러(약 72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은 커머스 등 다른 업계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여행 플랫폼 야놀자는 AI 도구가 탑재된 유튜브 쇼츠 메이커를 활용해 캠페인 영상 광고를 제작, CPM(1000명에게 광고가 도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75% 절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0월 AI가 상품 방송 영상을 알아서 30초 분량의 숏폼 영상으로 만드는 '숏핑'을 도입한 후 이를 보고 구매까지 하는 고객 수가 도입 전보다 두 배 더 늘었다.
[안선제 기자 / 김
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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