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4시간 일 시켜도 불평없어”…카카오, 코딩 등 AI로 대체할 업무 신입 안 뽑는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카카오가 코딩 등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있는 직무는 신규 채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생성형 AI가 업무 생산성 향상에 활용되는 것에서 나아가 사람 자체를 대체하는 ‘AI발 일자리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17일 카카오 복수의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초 인력 운용 관련 설명 자료를 사내 게시판에 게재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등 현업에서 AI를 접목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신입 개발자 대신 AI가 할 수 있는 업무들을 열거하고 실제로 AI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 업계 사례가 참고용으로 제시됐다.

AI가 대신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업무에는 신규 정원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접한 한 개발자는 “신규 채용을 자제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 판교, 서울 강남·구로 등 테크기업 밀집지역 개발자 직군을 중심으로 예견돼왔던 일이다.

국내 테크기업들은 AI로 대체할 수 있는 신입·저숙련 개발자 고용을 줄여왔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국내 정보기술(IT) 개발 직무 신규 채용 공고 수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기준 신입 채용 공고는 2023년 995건에서 2024년 684건, 올해 564건으로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신입 채용 비중은 4.4%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의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AI보다 개발 능력이 떨어지는 초보 개발자를 고비용을 부담하며 채용할 이유는 없다”면서 “경력 개발자 채용에서도 AI 활용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의 한 IT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은 인력 효율화가 쉽지 않은 구조기 때문에 채용 단계에서부터 AI가 대신할 수 있는지를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며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고용 안정성이 흔들리는 직군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 코그니전트에 따르면 AI로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 비중은 2023년 기준으로 전체 일자리 중 8%에 불과했지만 2032년에는 52%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용 분석, 컴퓨터 프로그래밍, 웹 개발, 데이터베이스 관리, 그래픽디자인 관련 직업은 사실상 AI로 대부분 대체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카카오는 “신규 채용 제한 관련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공지가 진행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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