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카카오헬스케어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 간 거래(B2B)용 의료 데이터 연결 플랫폼(가칭)을 선보인다.

헬스케어 데이터를 보유한 병원과 이를 필요로 하는 제약사·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 수요자 간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현장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는 B2B 고객사마다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일일이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새로 도입되는 플랫폼에서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일종의 온라인 포털을 통해 프로젝트 신청부터 계약, 진행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절차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사진)는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동 카카오 아지트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병원이 보유한 양질의 헬스케어 데이터를 현장에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올해 서비스에 들어가는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다기관 연구 활성화 플랫폼'(가칭)을 통해 데이터 연결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헬스케어는 2022년 카카오 내 사내독립기업(CIC)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올해로 홀로서기 4년 차를 맞은 회사는 성장성에 기댄 외연 확장보다 실질적인 수익 창출에 초점을 둔 내실형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헬스케어 데이터 매칭 사업이다.

황 대표는 "현재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17곳과 협력하고 있고 이 중 10곳은 기술적으로 데이터가 현장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도록 표준화·정제 작업을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제약사가 병원마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거나 별도 계약을 맺어 확보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 이동에 따른 개인정보 이슈와 법적 제약이 뒤따랐다.

또 병원별로 임상시험윤리위원회(IRB) 승인을 거쳐야 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카카오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하면 여러 병원의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된 형식으로 안전하게 분석할 수 있어 연구 설계와 실행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카카오헬스케어의 데이터 플랫폼은 연합 학습을 기반으로 작동돼 병원 밖으로 데이터를 반출하거나 수집하지 않는다"면서 "원본 데이터는 병원에 둔 상태로 AI 모델에 학습시킨 결과만 외부와 공유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고객사인 제약사 입장에서는 보안·규제를 충족하면서도 신약 개발 전 주기에 걸친 AI 기반 의사결정을 빠르게 고도화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비용과 시간 역시 개별 병원과 일일이 협업할 때보다 대폭 절감된다.


특히 올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인 차세대 데이터 연결 플랫폼은 이러한 시장 생태계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 대표는 "병원마다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과 표현이 제각각이었던 것을 국제적 기준에 맞춰 정비한 다음 디지털화하고 이를 AI 기반 분석 시스템과 연동했다"면서 "특히 실시간 업데이트 기능도 도입해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신약 개발이나 의료기기 등 관련 솔루션 등을 고도화하기 위해 필요한 헬스케어 데이터를 단순히 매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요자가 바로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요구에 맞춰 재가공·분석한 뒤 연동함으로써 제약사와 의료 연구자들이 실질적인 연구나 임상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립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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