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전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왕좌'에 등극한 주된 배경은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빅테크 기업 사이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조성 붐이 크게 일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흐름에 정확히 올라탔다.

2022년 호퍼 → 2024년 블랙웰 → 2026년 루빈 → 2028년 파인만 순으로 설계도인 아키텍처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AI 데이터센터 붐을 주도하고 있다.


11일 가트너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767억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20.1% 증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인텔이나 삼성전자가 아닌 반도체 기업이 1위를 차지한 것은 1992년 이후 32년 만이다.


반도체 1위 역사는 크게 세 시기로 구분된다.

1992년부터 2016년까지 25년간은 컴퓨터의 두뇌 격인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는 인텔이 독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삼성전자가 1위를 탈환해 메모리 시대를 열었다.

이후 1위 자리는 메모리 사이클에 따라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고받았다.

하지만 AI 가속기 등장으로 지난해 판이 오랜만에 뒤바뀌었다.

지난해 엔비디아 매출액은 삼성전자보다 1.17배, 인텔보다 1.54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AI 흐름에 올라탄 반도체 기업은 모두 약진했다.

삼성전자는 1위를 차지하진 못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뛰어들면서 매출 657억달러로 전년 대비 60.8% 성장했다.

하지만 인텔은 498억달러로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HBM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칩 설계로 유명한 퀄컴을 제치고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SK하이닉스 매출액은 91.5% 증가한 44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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