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이용자 5억명 … 한국은 AI혁명 추종자로 남을것인가 [사설]

인공지능(AI) 모델 챗GPT 가입자가 지난달 말 5억명을 돌파했다.

2022년 11월 처음 출시된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모바일 혁명을 일으킨 아이폰이 2007년 처음 나와 5억대가 보급되기까지 6년9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AI 기술 확산이 얼마나 빠른지 실감할 수 있다.

챗GPT발 AI 혁명은 기존 산업의 경쟁 구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인터넷 검색과 번역은 물론 반도체, 가전,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AI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됐다.

AI 기술을 군수산업에 활용해 비용은 줄이고 전력은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AI 기술이 국방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이에 주요국들은 AI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AI 기술을 국가의 전략자원으로 관리하고 있고, 중국도 연구개발 예산 수백조 원을 지원하는 국가 주도형 AI 발전계획을 추진 중이다.


AI 혁명의 시대 한국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딥마인드, 메타의 라마 등 미국 빅테크들이 AI 모델을 주도하고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하려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이를 처리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GPT-4를 훈련하는 데 사용된 GPU는 수십만 개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H100 GPU 보유 개수가 고작 수천 개다.

규제도 걸림돌이다.

AI 개발을 위해선 데이터가 충분해야 하는데 한국은 양질의 공공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민간 데이터 활용 역시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에 가로막혀 있다.

AI 인재 양성도 미국·중국과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AI 전문인력 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세계 20위권이지만, AI 인력의 해외 유출은 3위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AI 혁명에서 뒤처진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디지털 혁명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정부가 각성하고 세계 최고 인터넷 인프라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AI 칩 생산능력을 활용해 격차를 좁혀야 한다.

여기서 더 뒤처진다면 AI 혁명을 주도하지 못하고 영원히 추종자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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