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2조 거뒀지만
이월결손금 등 공제하니
법인세 납부액 1조 밑돌아
최대 6조원 내던 삼성 공백에
올 법인세 목표 88조원 못미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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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삼성전자가 올해 납부할 법인세가 수천억 원 규모에 불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적자를 기록하며 한 푼도 안 낸 데 이어 올해도 예년에 훨씬 못 미치는 법인세를 내게 됐다.
많게는 6조원을 법인세로 내며 법인세 기여도 1위였던
삼성전자로선 ‘굴욕’인 셈이다.
정부가 목표한 올해 법인세수에도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
삼성전자가 공제 항목 등을 점검하며 최종 납부할 법인세를 산출 중인데 1조원을 넘지 않는 수천억 원 규모에 그칠 전망”이라면서 “최저한세율을 적용받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정부에 납부하는 법인세는 외국에 세금을 내는 해외 현지법인이나 자회사 등을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상 이익을 기준으로 한다.
이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12조3600억원을 내며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1조5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지만 올해 다시 법인세를 납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가 올해 법인세 수입을 작년보다 26조원 늘어난 88조원으로 예상한 배경에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전년 손실을 차후 연도에 공제해주는 이월결손금 등 각종 공제항목을 적용한 결과 실제 납부액이 수천억 원에 그치면서 정부의 법인세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납부해야 할 법인세인 당기법인세부채는 1조3805억원이다.
이 액수는 아직 각종 공제액 등이 확정 반영되지 않은 숫자다.
법인세는 순이익에서 세법에 따라 익금산입 및 손금불산입, 손금산입 및 익금불산입을 조정해 소득금액을 산출한 뒤 여기에서 이월결손금, 비과세소득, 소득공제 등을 차감해 과세표준을 정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5~6년 새 많게는 6조원가량을 법인세로 납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납부액 수천억 원은 세수 감소에 허덕이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 실망스러운 수치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재무제표상 법인세부채 금액을 보면 2019년(2018년 귀속) 7조9300억원에 달했고 2023년에는 2조5300억원이었다.
여기에 각종 공제 항목 등을 반영한 실제 납부액은 적게는 2조원, 많게는 5조~6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법인세에 따라 정부의 법인세 수입도 출렁여왔다.
삼성전자가 2021년에 전년 대비 56% 급증한 영업이익 32조원(별도 기준)을 거두자 이듬해인 2022년 정부의 법인세 전체 수입은 103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가 2023년 적자를 내며 이듬해 법인세를 한 푼도 못 내게 되자 2024년 법인세 수입은 전년보다 22.3% 급감했다.
다만
삼성전자 다음으로 법인세를 많이 내는 것으로 알려진
SK하이닉스의 작년 말 기준 법인세부채가 전년(45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2조9700억원으로 집계돼
삼성전자의 부진을 일부 상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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