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이재명 사과에 ‘절박함’…이낙연, 국민 불안하지 않게 해달라”

“중도보수? 나쁘지 않은 선거 캠페인
손흥민처럼 양발 써서 성과내야 진짜 진보”

박용진 전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와 회동에서 이 대표가 지난 총선 공천 과정의 일 등을 사과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절박했고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자가 ‘이 대표의 사과 멘트가 진심이 느껴졌냐’고 묻자 “이 대표가 진정을 가지고 있고 없고를 측정할 게 중요한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당내 통합을 하고 국민통합을 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이 그냥 노트 위에 글을 한 줄 쓴 게 아니라 본인의 필요성에 의해 이야기를 하는 거면 그게 더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역할을 자꾸 얘기를 하시길래 또 만나자고 했다”며 “여러 차례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아직 무엇을 해야 될지 잘 모르겠고, 지금 상황도 유동적이니까”라고 했다.

이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당내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 했다”며 “대선 국면이 완벽하게 시작되지 않았는데 대선 이야기를 한다거나, 정치인들이 자기 개인적인 전망을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에 이 대표와 저는 공감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이 대표와 회동에서) 100분 좀 넘게 얘기를 했다”며 “정치적인 이야기는 30분, 나머지 1시간 넘게는 다 사실 둘의 개인적인 이야기, 고민들, 과거 두 사람의 인연, 이런 것들을 다 풀고 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용진 전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는 이 대표가 통합 대상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포함해야 한다면서도 이 전 총리를 향해 “이낙연 대표께 한 말씀 좀 부탁을 드리면 내란 심판과 정권 교체라고 하는 대의명분의 큰 틀에서 함께 해 주시라”고 촉구했다.

박 전 의원은 “(이 전 총리가) 말이 자꾸 사나워지고 서로 공격적으로 가던데 ‘과거 악연이다’ 이러면 박용진만한 사람이 어디있겠나”라며 “저처럼 정치 경력 짧은 사람도 이러는데 (이 전 총리는) 민주당한테, 국민들한테 큰 사랑을 받고 기회를 얻었던 정치인이시니까 돌려주셔야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들이 행여나 불안해하시지 않도록 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더 나아가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당겨와야 할 판이다.

내란 추종 세력들과의 줄다리기인데 같이 줄 잡아당겨서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 “정치 철학 개념, 노선 논쟁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 대표도 선거를 앞두고 캠페인용의 정치 포지셔닝의 선점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득표 확장성 측면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선거 캠페인”이라며 “지금 진보냐 아니냐, 보수냐 아니냐, 이런 것을 놓고 예송논쟁으로 빠지지 말고 실사구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운동장을 넓게 쓰는 진보여야 되고 손흥민처럼 왼발, 오른발을 다 써서 골문 어느 쪽에서 슛을 때려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진보여야 진짜 진보”라며 “‘감세냐 증세냐, 이걸 가지고 진보를 가리겠다’는 것도 웃긴 일이다.

성장이냐 분배냐, 이걸 가지고 진보냐 아니냐를 가르는 것도 다 낡은 구도”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