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를 방문해 핵 방패 강화 방침을 천명한 반면 미국 백악관은 북한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며 핵 관련 정책을 놓고 미북간 기싸움이 치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게 연락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냈지만 북한이 별다른 화답 없이 핵무기 강화 의지를 드러내자 백악관이 그동안 언급을 피했던 북한 비핵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현지 지도하면서 "핵대응 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 군사적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물질 생산 실태와 전망, 2025년도 핵무기연구소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불안정하며 가장 간악한 적대국들과의 장기적인 대결이 불가피하다"며 "국가의 주권, 이익, 발전권을 담보하려면 핵방패의 부단한 강화가 필수 불가결하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외교 재개 신호에 응하지 않고 핵 방패 강화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협상 사전 단계부터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고 비판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은 협상을 염두에 둔 태도라는 견해도 나온다.
백악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28일(현지시간) 브라이언 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국내 언론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집권 1기 때 그랬던 것처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의 이번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타협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휴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였다"며 "트럼프는 강인함과 외교를 조합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사상 첫 (미북) 정상급에서의 공약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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