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 동네는 피할까…2024년 전국서 집값 가장 많이 떨어진 이곳

전국서 집값 가장 많이 떨어진 곳
세종시, 2024년에만 6.4% 하락

2020년에는 정점을 찍었던 세종시 집값이 2021년부터 4년 동안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던 시점에도 세종시는 하락을 이어갔다.

결국 세종시는 ‘2024년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도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세종시 집값·전셋값 하락률이 가장 컸다.

2020년 한 해 동안 집값이 무려 40% 이상 뛸 정도로 시장이 과열됐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집값 급등기에 몰린 투자자들이 떠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역 경제 전반으로 전이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시는 2024년 한 해 동안 단 한 번의 오름세 없이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사진은 세종시 전경. (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부터 12월 4주(23일)까지 세종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은 -6.4%, 전셋값 누적 변동률은 -4.9%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고 하락폭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2024년 4.5% 상승했으며 경기도는 0.6% 상승하는 등 수도권 지역은 대체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방은 대체로 하락한 곳이 많기는 했다.

대구(-4.8%), 부산(-2.7%)을 필두로 제주(-2.4%), 광주(-1.3%), 대전(-1.2%), 울산(-0.3%) 등이 모두 하락했다.

그중에서도 세종시는 대구나 부산보다 훨씬 하락폭(-6.4%)이 컸다.

기초자치단체를 살펴봐도 세종시보다 하락률이 높은 곳은 경상남도 거제시(-9.2%) 단 한 곳이다.


2024년 세종시 집값의 또 다른 특징은 1월 1일부터 12월 23일까지 단 한 번도 오름세 없이 줄곧 하락했다는 점이다.

9월 4주(23일) 단 한 차례만 보합세(0%)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주간은 모두 집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2024년 상반기 하락폭이 컸다.

7월 2주 이전까지는 거의 매주 0.1% 이상 하락했으며, 1월 5주(29일)에는 일주일 변동률이 무려 -0.54%였다.

8월 이후 변동폭이 조금씩 줄기는 했지만 매주 -0.04~-0.09% 수준을 유지하며 2024년을 마무리했다.


워낙 오랜 기간 떨어지기만 하다 보니 2020~2021년 급등기 때와 비교하면 대부분 단지는 전고점 대비 60~70%대에 거래되고 있다.

2020년만 해도 세종시 아파트값(주간 조사 누적치)은 연간 42% 넘게 뛰며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정치권에서 띄운 행정수도 이전 등 이슈로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하지만 2022년 17.4% 하락했고, 2023년 3.9%, 2024년 6.4%가 추가로 떨어졌다.


실제로 세종시 아름동 ‘범지기마을10단지푸르지오(1970가구)’ 전용 84㎡는 최근까지 4억원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 18일에는 4억7500만원(20층)에 실거래됐다.

호가 역시 5억원 미만에 형성된 매물이 많다.

세종시 부동산 열풍이 한창 불던 2020년 12월 한때 7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던 아파트다.

범지기12단지에코타운 전용 84㎡는 2024년 10월 5억54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21년 2월 7억68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후 거래가 거의 꾸준히 하락 중이다.


아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범지기마을은 아름동에서 인기 있는 아파트였지만 요즘 워낙 시장이 침체되면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지별로 차이는 있지만 범지기마을1~12단지는 2013~2015년에 입주했다.

이미 준공 10년 차를 넘어 신축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 역시 거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도담동 내에 위치한 도램마을9단지풍경채센트럴 전용 95㎡는 2020년 11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지만 올 1월에는 2채가 각각 8억500만원(9층), 8억2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7억7800만원(3층)보다는 조금 올랐지만 전고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4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2생활권의 새롬동 일대 분위기도 비슷하다.

2017년 6월 준공한 새롬동 새뜸11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8월 13층 매물이 8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5월 10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에 3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전셋값…수요 없어 회복 난망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세종시는 최근 2년간 신규 분양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전까지 워낙 분양이 많았던 탓에 입주 물량은 올해까지 적정 수요(연간 1900가구가량)를 넘어서고 있다.

반면 인구 유입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 중이다.

세종시 인구 계획은 당초 2030년까지 50만명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현재 인구는 39만명 수준이며 인구 유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4년에는 약 3000명 증가에 그친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유입이 제한적이다보니 전셋값은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2024년 전셋값 하락률은 4.9%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물론 2024년 10월 이후 전셋값이 소폭 회복되긴 했지만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여전히 전세가율(매매 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낮은 편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항상 부동산 약세장이 되면 세종시에서는 전셋값이 받쳐주지 않아 매매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반복됐다”며 “다른 수도권 지역이나 광역시와 달리 세종시의 경우 전세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매매 가격 하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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