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2024년까지 최근 3년간 2061명의 희망퇴직을 통해 영업이익경비율(CIR)을 12%포인트 이상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한·하나·우리은행은 희망퇴직 인원이 각각 1100명가량으로 CIR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19일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연도별 희망퇴직자 숫자와 CIR 등을 조사한 결과 국민은행은 2022년 48.7%이던 CIR이 작년 3분기 말 기준 36.5%로 12.2%포인트가량 개선됐다.

이는 같은 기간 신한은행(6.4%포인트), 하나은행(2.3%포인트), 우리은행(8%포인트) 등에 비해서 높은 수준이다.


CIR은 영업이익에서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판관비에서 인건비 비중이 50~60%(최근 연도 기준)에 달해 CIR은 인건비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 영업이익 증가율은 20~30% 수준으로 비슷했다.

4대 은행의 직원 수(2023년 말 기준)는 하나은행이 1만682명으로 가장 적고 국민은행이 1만4172명으로 가장 많다.


은행들이 희망퇴직에 나서는 것은 비대면 영업활동이 느는 등 인력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도 한몫했다.

인력과 함께 비용 지출의 한 축을 이루는 것이 영업점 축소다.

다만 금융당국이 점포 폐쇄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비용 구조를 개선할 방법은 인건비 감축에 집중돼 있다.


단순 계산으로 희망퇴직자에 각 은행의 평균 임금을 곱할 경우 국민은행은 3년간 약 2400억원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방식으로 신한은행(1200억여 원), 하나은행(1300억여 원), 우리은행(1100억여 원)의 인건비 부담이 줄었다.

다만 통상 희망퇴직자가 일반 직원보다 고임금을 받는 고연차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인건비 절감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1명으로 아낀 비용은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의 2배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은행들은 일반 기업보다 많은 보상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통상 시중은행의 경우 기본급이 아닌 월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36~39개월 치를 지급한다.

여기에 자녀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금, 의료비 등까지 추가로 주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40대에 희망퇴직을 한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례가 늘었다.

신한은행은 '신한경력컨설팅센터'를 별도로 만들어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 등이 중요해지다 보니 희망퇴직자 수가 늘어도 신규 고용은 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3년간 희망퇴직 인원의 64% 수준인 1320명을 신규 채용했다.


희망퇴직에도 불구하고 평균 연령은 크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

이 결과 국민은행의 직원 평균 연령은 2022년 43.6세에서 2024년 3분기 말 기준 43.8세로 높아졌다.

2022년 임직원 평균 연령이 42.7세였다가 2024년 3분기 말 41세로 줄어든 신한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평균 연령이 오히려 올라갔다.


과거와 달리 30대 후반~40대 초반의 희망퇴직 신청이 많아지고 있는 점 또한 평균 연령을 낮추는 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업이익경비율(CIR)
영업이익 대비 판관비 비율로 은행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낮을수록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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