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KB은행, 작년 퇴직연금 적립금 1등 발표
DC·DB·IRP 총적립금 순증 선두는 하나
신한은 IRP증가, KB는 DC·IPR 누적규모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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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그린 은행. <챗GPT>
“하나은행, 2024년 全 금융권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1위 달성” (1월 16일)
“신한은행, 2024년 개인형 IRP 순증 1위 달성”(1월 16일)
“국민은행, DC/IRP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1위 달성”(1월 17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지난 16~17일 잇따라 퇴직연금 시장에서 자신들이 1위를 했다고 낸 보도자료들의 제목이다.

모든 은행이 보유한 퇴직연금 데이터는 동일할텐데 1위 은행은 세 곳인 상황이다.

보도자료 제목을 보면 미묘하게 내용이 다른데 각자 은행에게 유리한 셈법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8일 은행권에서 갑작스런 이같은 ‘1위 홍보’ 전쟁 배경으로 지난해 10월 말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 이전을 얘기한다.

퇴직연금 수익률 측면에서 은행은 증권사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 ‘그들만의 리그’에선 선두라는 이미지 메이킹이 있어야 영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 지난 15일 4분기 퇴직연금사업자 수치가 공시되자 은행들은 16일부터 홍보전에 나섰다.

하나은행이 스타트를 끊었고, 이어 신한은행이 나섰다.

다음날인 17일 국민은행도 참전했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각자 1위라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형)·확정기여형(DC형)·개인형 퇴직연금(IRP)이 있다.

그런데 은행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적립금을 합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액이 지난해 4분기 은행권 1위라고 밝혔다.

제도 유형에 따른 합상 방법이 달라 1위가 두 곳이 나온 것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DB형, DC형, IRP를 모두 합산한 퇴직연금 적립금이 40조27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조5747억원이 늘어났다.

하나은행은 이를 기준으로 ‘1위’ 를 홍보했다.

신한은행은 동일 기준으론 적립금 증가 규모가 5조513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신한은행은 IRP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4분기 기준 15조60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33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IRP 적립금은 12조4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9541억원 늘었다.

신한은행은 IRP만 강조해 ‘은행권 IRP 순증 1위’를 내세웠다.


그러자 국민은행은 증가금액이 아닌 DC형과 IRP를 합친 퇴직연금 적립금 절대규모를 근거로 1위라고 밝혔다.

DC형과 IRP를 합친 적립금은 국민은행이 지난 4분기 기준 29조9116억원이다.

신한은행도 DC형과 IRP를 합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9조원대(29조2126억원)이다.


즉 지난해 1년간 DB·DC·IRP 총적립금을 얼마나 늘렸는지를 기준으로 보면 가장 먼저 자료를 낸 하나은행이 1위가 맞다.

세 연금 종류 중 신한은행은 IRP만 떼어내 순증 규모를 언급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1년 증가분이 아닌 IRP와 DC 적립금 전체 규모를 얘기했다.


이처럼 유리한 통계로 1위 홍보전에 나선 이유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실행 이후 증권사와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로 가입자는 기존 퇴직연금을 해지하지 않고도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쉽게 이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권사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은행권에선 통상 연말정산 시즌을 앞두고 가입금이 몰리는 매년 4분기 성적표에 민감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4분기는 통상 은행 간 퇴직연금 영업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라며 “은행은 물론 증권사 등 전 금융사가 경쟁에 붙는데, 지난해엔 실물이전 제도까지 시행되면서 관심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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