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에 울다가 MS에 웃고
양자처럼 불안정한 양자컴株

IBM의 양자컴퓨터 ‘퀀텀’.
국내 양자컴퓨터 관련주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빅테크 CEO들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래 기술로 불확실성이 매우 큰 만큼 섣부른 추종매매를 삼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15일과 16일 2거래일간 한국첨단소재는 50% 이상 올랐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1월 7일까지 2배 이상 올랐다가 이후 5거래일간 50% 폭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폭 확대됐다.

최근 2거래일간(1월 15~16일) 아이씨티케이(15%), 아이윈플러스(35%), 엑스게이트(12%), 케이씨에스(10%) 등도 일제히 뛰었다.

이들 종목 상당수는 1월 들어 고점 대비 많게는 40% 이상 낙폭을 보였다.


국내 양자컴퓨터 관련주 줄반등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덕분이다.

미트라 아지지라드 MS 전략적 임무 및 기술 부문 대표는 지난 1월 14일 MS 블로그에서 올해를 ‘양자 기술 준비의 해’라고 밝히며 “향후 12개월 양자 연구 및 개발 속도가 가속할 것”이라 강조했다.

기업의 양자컴퓨터 전략 구축을 지원하는 ‘양자 준비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이 여파로 미국 증시에서도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등 주가가 급등했다.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미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부터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관련 산업을 육성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올 들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이 “양자컴퓨터 상용화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자 상황은 돌변했다.

급등하던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줄줄이 낙폭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양자컴퓨터 관련주 대부분은 코스닥 소형주인 데다 핵심 매출원도 양자 기술이 아니다.

양자컴퓨터 관련주로 분류되는 한국첨단소재 주력 사업은 네트워크 부품·계측기 판매다.

대부분 본업은 따로 있고 양자 암호 기술 일부를 접목한 경우에 속한다.


최근 해외에서는 아이온큐를 기초로 한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이 주가 급변으로 상장폐지된 사례도 나왔다.

영국 자산운용사 레버리지셰어즈가 운용하는 ETP ‘레버리지셰어즈 3X 아이온큐’는 지난 1월 8일 아이온큐 주가가 40% 가까이 폭락하자 증권 가치가 ‘0’이 돼 거래가 정지됐다.

이 상품은 아이온큐가 33% 이상 하락하면 청산되는 구조다.

국내 일부 증권사도 이 상품을 취급해 투자자가 손실을 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은 우량주를 놔두고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은 미래 기술에 지금 베팅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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