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에 인적 쇄신 승부수
현대차·유진證, 나란히 목표가 내려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 사기(社旗)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매경DB)

하락세가 이어지는 삼성전자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최근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인적 쇄신까지 승부수를 띄웠지만 증권가는 오히려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잡고 있다.


11월 28일 한국거래소에서 삼성전자는 5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만 하더라도 9만원을 바라보던 주가가 4개월 사이 40% 가까이 떨어졌다.

11월 한때 주가가 장중 4만원대까지 밀렸으나, 회사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며 5만원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일시적 반등 후에도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위기론이 불거진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27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인적 쇄신에 나섰다.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기존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 단독 체제에서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위기 상황인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 수장을 모두 교체하며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뤄졌다.

메모리 사업부를 전 부회장이 직접 이끄는 가운데, 적자에 빠진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을 수장으로 앉혔다.


그러나 여전히 증권가 평가는 싸늘하다.

체질 개선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있었던 11월 27일 현대차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8만6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8만2000원에서 8만원으로 내렸다.

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경쟁력 회복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HBM에서 드러난 삼성의 경쟁력 약화로 인해 ‘기술의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훼손된 상황”이라며 “기술 기업으로서 장기 성장성에도 의문이 생기면서 주가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부진한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근원적 경쟁력 회복은 금융가 관점에서 보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점진적으로 이를 하나씩 해결하는 변화된 모습을 통해 다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분야 전망은 더 어둡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8인치와 성숙 공정 공급 확대를 감안하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며 “체질 개선에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체질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주가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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