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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이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 10월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내리며 3년 2개월 만에 통화 정책 방향을 전환한 지 한 달여 만에 2연속 금리인하를 택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한은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4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2001년 닷컴 버블과 미국 9·11테러 영향으로 7~9월 3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당초 시장과 전문가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 확정 이후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을 넘나드는 등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1.5%포인트로 축소됐던 한미 간 금리차가 다시 벌어져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환율은) 고려 요인이 아니었지만 환율도 다시 (통화정책에) 고려해야 하는 요소로 들어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한은이 예상을 깨고 금리를 인하한 것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경기 둔화 가능성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에 한참 못 미친 0.1%에 그치며 한은이 당초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2.4%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은 2%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2%와 1.9%로 하향 조정했다.
현 전망대로라면 내년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2%)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은은 우선 금리를 낮춰 민간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살려야 우리 경제의 침체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통화위원회도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압력이 증대됐다”면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하가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며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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