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핀토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사장은 자산 기준 미국 1위 은행 JP모건체이스 내 2인자로 꼽힌다.

2006년부터 JP모건을 이끌어온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핀토 사장을 비상시 임시 CEO로 지명하기도 했다.

다이먼 CEO 후임으로 현재 가장 유력한 그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핀토 사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긍정적인 투자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 친화적인 규제 환경이 조성되면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채권 시장은 올해 내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한 가운데 내년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상황을 꼽았다.

핀토 사장은 "중동 지역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미국의 새 행정부는 무역갈등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까지는 경제가 잘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만한 다양한 이슈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핀토 사장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우수하다고 강하게 치켜세웠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 미·중 무역갈등을 포함한 다양한 어려움에도 잘 버텨왔다는 점을 높게 샀다.

견고한 제조 기반과 선제적 금리 인상을 비롯한 적극적인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다.


핀토 사장은 "올해 긴축 통화 정책과 기술 경제 침체로 한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소프트 랜딩에 더 가까웠다고 평가한다"며 "수출 증가와 기술적 반등이 회복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는 통화 정책이 보다 완화하면서 내수가 더욱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그는 한국의 성장 분야가 곧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언급했다.

한국 기업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는 모습을 자주 목도하면서다.

핀토 사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은 한국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전력 장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연결된다"며 "전기차, 배터리 같은 친환경 그리고 방산과 조선업도 장기적 성장 모멘텀이 강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JP모건 스스로도 식을 줄 모르는 AI 열풍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리스크 관리, 이상 거래 탐지, 고객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400개가 넘는 AI·머신러닝 활용 사례를 확보해왔다.


올해 기관투자자가 테마별 주식 지수를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첫 고객 제품 '인덱스GPT(IndexGPT)'를 선보이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도 챗GPT와 유사한 AI 도구를 개발해 현재 10만명 넘는 직원이 문서 작성과 요약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핀토 사장은 "AI가 단기적으로는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통찰력과 제언을 통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태생의 핀토 사장은 재무 분석가와 외환 트레이더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6년 초 체이스은행 신흥국 시장 글로벌 책임자로 임명된 이후 2009년부터 투자은행 글로벌 채권 공동책임자를 역임했다.

2022년 1월부터 JP모건 단독 사장 겸 COO를 역임해왔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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