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케빈 워시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사진)를 재무장관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시는 코스메틱 재벌 에스티 로더의 손녀사위로 그의 장인은 트럼프 당선인과 오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워시가 며칠 내에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면접을 보기 위해 인수팀이 꾸려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초대받았다면서 그가 재무장관 후보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워시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재닛 옐런을 잇는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이 제롬 파월을 추천하면서 무산됐다.
1970년생인 워시는 미국 뉴욕 출생으로 스탠퍼드대에서 공공정책학 학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대 법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매사추세츠공과대(
MIT) 경영대와 하버드대 경영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금융 회사인 모건스탠리 출신으로 국가경제위원회(NEC)에서도 근무했던 그는 2006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당시 최연소인 35세 나이로 연준 이사에 지명됐다.
그는 벤 버냉키 당시 의장의 총애를 받았지만, 버냉키의 양적 완화 정책에 반발해 2011년 사임했다.
그의 경력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가족 관계다.
워시의 아내는 제인 로더는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을 키워낸 에스티 로더의 손녀다.
워시의 장인이자 에스티 로더의 아들인 사업가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 당선인과 오랜 인연이 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로널드 로더는 60여 년 전 트럼프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함께 수학했다.
두 사람은 뉴욕과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유사한 클럽을 운영하며 서로를 방문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04년 에스티로더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도널드 트럼프 향수'를 출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억만장자'들과의 친분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가족 관계는 인선에 가점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보호무역을 배격해왔다는 점이 워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 의제를 수행하는 데 적합한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시는 앞서 2011년 후버연구소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적 보호주의의 물결에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는 2006년 연준 이사일 때 첫 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더 강해질 수 있다.
연준은 이 같은 논의를 중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팀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를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자산운용사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이자 공동 설립자인 마크 로언도 재무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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