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우크라 전쟁 1000일 ◆
자국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암묵적으로 승인한 미국의 전략 변경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동맹국의 동일한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교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로 인해 이 전쟁이 한·일·중 3국의 '대리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하루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용 사용 승인을 허가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해 영국은 다음 날 "우크라이나 전쟁 작전 세부사항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간접적 입장 표명으로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용도 사용을 사실상 용인했다고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미국의 ATACMS와 별개로 양국이 공동 개발한 공대지 미사일 스톰섀도(최대 항속거리 250㎞)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는 영국보다 상대적으로 분명한 메시지로 장거리 미사일의 사용 제한 해제를 풀었음을 확인시켜줬다.
이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략하고 있는 곳에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용도라면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이미 공개적으로 말해왔다"며 "그래서 새로운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로부터 사거리 500㎞가 넘는 타우러스 미사일 지원 요구를 받았던 독일은 바이든 정부의 전략 변경에 관계없이 타우러스 미사일 지원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신 '미니 타우러스'라고 명명된 인공지능(AI) 유도 무인기(드론) 4000대를 오는 12월부터 순차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이라는 기존 봉인을 해제한 데 대해 러시아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뜻한다"며 "적절하고 명백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포린폴리시는 북한군 투입과 미국의 ATACMS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아시아 강국 간 대리전'으로 확장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전쟁 물자에 연관되는 전자·기계 장비의 러시아 조달 창구로, 북한은 탄약 등 재래식 무기를 조달하는 역할을 해오다가 북한군 투입이라는 새 변수가 생겨나면서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한국의 개입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포린폴리시는 "정교한 작전 수행이 가능한 북한 특수부대의 투입이 전쟁 균형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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