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마침내 임금 교섭 합의
지난 협상 엎었던 복지 포인트 전 직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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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매경 DB) |
삼성전자와 전국
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지난 14일 임금 교섭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날은 ‘나 홀로 겨울’이라고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주가 5만원 선이 무너진 날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전국
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2023·2024년 임금 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노사가 지난 1월 16일 2년 치 병합 임금 교섭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제도, 휴가 등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리한 협상을 이어왔다.
전삼노는 지난 7월 임금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삼성전자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25일간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좁혀지지 않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격차와 중국 업체로부터 추격당하고 있는 범용 DRAM 제품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도 급락세를 이어왔다.
삼성전자 주가는 14일 전날보다 1.38% 내린 4만99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4년 5개월 만에 5만원 선마저 내줬다.
5만원 선이 무너지면서 이날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97조8921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475조원에 비해 200조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전삼노는 이번 잠정 합의안에서 지난 임금 교섭 걸림돌이었던 200만 복지포인트 지급을 관철시켰다.
앞서 지난 7월 31일 임금 교섭을 진행하면서 전삼노는 협상 막판 200만 복지포인트를 추가로 요구했고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다음 날인 8월 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전삼노에 따르면 노사 합의에 따라 약 12만5000명의 전체 직원에게 총 2500억원 상당의 포인트가 15일 이내 지급될 예정이다.
잠정 합의안에는 조합원이 조합 총회(교육)에 참여하는 시간을 1인당 연 8시간까지 유급으로 보장하는 안도 담겼다.
이밖에 임금 인상률 5.1%, 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은 지난 3월 발표한 기존 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삼노는 오는 21일까지 잠정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임금 협약 타결을 노사 화합의 계기로 삼아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전삼노도 “단체교섭 및 곧 다가올 2025년 임금 교섭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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