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망보험금 20억원, 자녀 35살 되면 지급”…보험금청구권 신탁 이용하는 상위고객

지난 12일 보험금청구권을 신탁에 포함하는 법이 시행돼 사망보험금을 보유한 가입자들의 관심이 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미성년 자녀를 둔 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50대 여성 A씨는 최근 본인의 사망보험금 20억원을 자녀에게 어떻게 분배할지 결정했다.

A씨는 자녀가 35세가 될 때까지는 이자만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자녀가 35세와 40세가 되는 해에 보험금을 절반씩 주기로 했다.

A씨는 삼성생명이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출시한 첫날에 가입한 1호 계약자다.

최근 보험금청구권을 신탁에 포함하는 법이 시행된 가운데, 기업 임원과 CEO 등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보유한 가입자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흥국생명은 사망보험금 5억원~20억원으로 가진 가입자들이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첫번째로 가입했다.

업계는 추후 다양한 고객층으로 가입자가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 가입은 일반 사망보험금 3000만원 이상의 계약자가 대상이다.

계약자와 보험을 보장받는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하며 보험금을 받는 ‘수익자’가 직계존비속·배우자면 가입할 수 있다.

계약자는 신탁 계약을 통해 사망보험금에 대한 지급방식, 금액, 시기 등을 맞춤 설계할 수 있다.

업계는 현재 높은 금액의 사망보험금을 남겨주고 싶어 하는 억단위의 보험금을 보유한 가입자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본다.

지난 12일 보험금청구권을 신탁에 포함하는 법이 시행돼 사망보험금을 보유한 가입자들의 관심이 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망보험금은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유가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게 목적인 만큼 추후 가입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

신탁 가입 조건인 3000만원도 다양한 가입자의 신탁을 보장하기 위해 정해진 금액이라는 것이다.

또 사망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하는 게 아닌 분납과 이자 등 보험 가입자의 요구에 맞는 상품 설계가 가능해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 법이 시행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만큼 가입자 분포 등의 데이터는 없지만 현장 부서에 다양한 고객들의 문의가 많다”며 “고액의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개인별 상황에 따라 필요성이 제각각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도 사망보험금의 수익자를 지정할 수 있는 만큼 가입자의 사망보험금이 수억원에 이르지 않는다면 필요성이 적을 수도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몇천만원 단위의 사망보험금을 가진 고객이 별도의 신탁 수수료를 내면서 컨설팅을 받을지는 의문이다”며 “자녀가 미성년자라면 사망보험금이 유용될 가능성이 있어 신탁 활용도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각 보험사에 따라 다르지만 신탁의 평균 수수료는 사망보험금의 50bp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