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판매가 크게 늘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높은 이자 소득을 노리는 수요가 방카슈랑스로 흡수되는 모양새다.


1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2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2062억원과 비교해 38% 늘었다.

전체 수수료 수익이 9%대 신장하는 데 그치는 동안 방카슈랑스 수수료만 비약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한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방카슈랑스가 은행의 효자 상품으로 떠오른 것은 홍콩 ELS 사태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ELS는 연계된 주가지수가 급락하지 않으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지만 2021~2022년 홍콩 H지수가 반 토막이 나면서 소비자 다수가 큰 손실을 봤다.

이에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자율을 원하는 여러 금융 소비자가 방카슈랑스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방카슈랑스는 ELS보다는 기대 수익이 낮지만, 다수 상품이 원금을 보장할 수 있게 설정돼 위험성이 낮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도 있다.


실제 홍콩 ELS 사태 중심에 있었던 KB국민은행이 방카슈랑스 판매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0억원 늘었다.

4대 은행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전체 금액 기준으로도 KB국민은행은 1090억원으로 제일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그다음이 우리은행(730억원), 신한은행(518억원), 하나은행(499억원) 순이다.

동 기간 신한은행은 해당 수수료 수익이 105% 늘어나 증가율 기준으로 왕좌를 차지했다.


최근 방카슈랑스 중 관심받는 건 고금리 특판 저축성보험이다.

저축성보험은 만기에 지급하는 환급금이 납입보험료 합계액을 넘어서도록 설계된 보험을 의미한다.

저축과 보장 기능을 모두 포함하는 장점을 지닌 반면,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지 않으면 원금 기준으로 외려 손실이 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한동안 큰 이점이 없는 상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빈번히 제기됨에 따라 단점보다 장점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의 금리를 기준으로 장기간 이자를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했는데, 이는 2012년 10월 이후 약 10년간 기준금리가 2%대였음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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