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상생안 무산...플랫폼은 네탓, 정부는 뒷짐, 국회 입법 불투명

‘네 탓’하다 끝난 상생협의체
정부는 책임론 피해 뒷짐만

이정희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공익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배달 수수료 문제와 관련한 공익위원 중재안 등 논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앱 수수료 인하를 논의하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넉 달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활동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거대 플랫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정부도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논의가 빈손으로 끝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협의체에 따르면 협의체 공익위원들은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전날 배민과 쿠팡이 제출한 최종 수정 상생안을 추가 협상 테이블에 올릴지를 논의했다.

이들은 두 회사가 새로 제시한 수수료율 인하안이 입점업체의 배달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등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사는 기존 차등 수수료율 제시안에서 수수료를 일부 낮추는 대신 다른 세부 비용이 입점업체 측에 더 전가되는 방식의 상생안을 전날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입점업체 부담이 그대로 유지되는 데다, 입점업체 단체가 고수하는 최고 수수료율 5%와도 간극이 있다는 점에서 추가 회의를 개최하더라도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11차 회의에서 배민은 최고 수수료율 7.7%의 차등 수수료안을, 쿠팡이츠는 최고 수수료율 9.5%로 현행(9.8%)과 근접한 안을 제시했다.


업계 1·2위 배민과 쿠팡이츠는 넉 달의 협의체 활동 기간 동안 각각 “쿠팡이츠가 같은 수준 상생안을 내놔야 한다”며 조건을 내걸고, “배민이 상생안을 내놓으면 따라가겠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율 합의라는 명목으로 논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책임론에서 피해 있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배달 수수료율 상한제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긴 어렵다.

입법 과정에서 여야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적정 수수료율을 정하기까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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