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억 유상증자 기습발표
제이오 인수대금 전액 조달
증권가도 “이해 불가” 혹평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 주가가 하루만에 20% 넘게 급락했다.
전거래일 시간외 거래까지 종료된 시간, 주주들 지갑에 손을 뻗쳐 기존 사업과 무관한 이차전지 소재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기습 발표’하면서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된
이수페타시스가 국내 증시 불신을 키웠다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68%(7200원) 급락한 2만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일 장 마감 후 5498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공식화하면서다.
8일 종가 기준
이수페타시스 시가총액(2조80억원)의 27.3%에 달하는 규모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 신한투자증권·
신영증권이 인수사로 이름을 올렸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2998억원은 탄소
나노튜브(CNT) 제조사
제이오 인수에 쓸 예정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제이오 최대주주인 강득주 대표 지분 18.1%(575만주)를 약 1581억원(주당 2만7500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제이오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997억원의 신주(546만주)를 받는 한편 42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도 인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이수페타시스가 8일 오전 9시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결정했음에도 ‘올빼미 공시’로 이를 알린 점이 논란을 키웠다.
시간외 거래 시간인 오후 5시47분
제이오가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을 공시한 이후 시간외 거래도 끝난 오후 6시44분에야 유상증자를 알리면서다.
증권가도 일제히 혹평을 내놨다.
주당이익(EPS) 희석도 문제지만 인수 시너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CNT는 2차전지 배터리 주요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 전기 흐름을 돕는 도전재 역할을 한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제이오 역시 최근 장기 공급 계약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오 주가도 이날 12.86% 하락 마감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
이수페타시스 주주는 인공지능(AI) 기반 MLB(고다층인쇄회로기판) 고성장을 공유하기 위한 투자자이지 2차전지 투자자는 아니다”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수페타시스 적정주가를 3만2000원으로 41% 내려잡는 한편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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