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의 눈물’...아파트 경매 건수 2020년 이후 최다

지난 10월 경매 시장에 나온 아파트가 크게 늘었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020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경매에 부쳐지는 아파트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옥션의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총 3493건으로 전달(2933건)보다 19.1% 급증했다.

이는 2020년 11월(3593건)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건수다.

경매 건수는 수도권 지역에서 크게 늘었다.

서울은 380건으로 2015년 4월(401건) 이래 가장 많았고 전달인 9월(169건)과 비교해서는 2배 이상 늘었다.

경기도(809건)는 2014년 12월(845건) 이래 약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방 부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물건을 매입하면서 빌린 대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매물이 대거 출현한 데다, 대출 규제로 매수세 위축이 심화하면서 경매 물건이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옥션 제공)

경매 물건이 쌓이는 데 비해 낙찰되는 물건은 많지 않았다.

서울 낙찰률은 41.3%로 전달보다 4.3%포인트 떨어졌다.

전국 낙찰률(40%)이 전달보다 3.3%포인트 오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노원구 등 외곽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경매가 2번 이상 유찰되는 사례도 감지되고 있다.

다만 서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로 전월(94.3%)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6월(110%)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지옥션 측은 “강남권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서울에서 낙찰가율 100%를 넘긴 경매 48건 중 24건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나왔다.

특히 낙찰가율 상위 10개 아파트 중 8채가 강남 3구 아파트였다.

(연합뉴스)

한편, 경기도 낙찰률(48.7%)은 전달보다 6.8%포인트 상승했지만, 낙찰가율(87.4%)은 전월보다 2.2%포인트 떨어지며 두 달 연속 내림세다.

낙찰률 하락, 낙찰가율 상승을 보인 서울과는 상대되는 양상이다.

경기도의 평균 응찰자 수 역시 전월(6.6명)보다 1.4명 줄어든 5.2명으로 22개월 만에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은 여러 차례 유찰되던 아파트가 다수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전월보다 2.2%포인트 오른 36.2%를 기록했다.

다만 저가 매수세 영향으로 낙찰가율은 2.3%포인트 하락한 79.8%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