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주주환원 국면에 진입한 '금융주 ETF(상장지수펀드)' 가운데서도 월배당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기준 금리 하락 국면에서 월배당 상품의 장점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주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전까지 전반적으로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 초에 주주환원 확대 규모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또다시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월배당 금융주 ETF의 수익률이 선전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6.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TIGER 은행 고배당 플러스 TOP10 ETF는 대표 고배당주인 은행주에 우량 보험주를 더해 고배당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KODEX 은행 ETF는 이때 5.99% 상승했다.
KODEX 은행 ETF는 국내 은행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KRX은행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이다.
KODEX 은행 ETF는 지난 7월 분배 방식을 연배당에서 월배당으로 전환했다.
지난 6월 상장한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는 지난달 초 대비 6.37%의 수익률을 거뒀다.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는 4대 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를 비롯해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은행주에 집중 투자한다.
주주환원율이 높은
메리츠금융지주, NH투자증권 등 증권주도 편입했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주목받는 월배당 상품들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TIGER 은행 고배당 플러스 TOP10 ETF를 최근 일주일간 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 은행 ETF와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에도 모두 20억원가량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들어갔다.
반면 월배당 상품이 아닌 금융주 ETF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저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0월부터 코스피 200 종목에 속한 금융주에 투자하는
TIGER 200 금융 ETF와 RISE 200 금융 ETF에서 각각 6000만원과 800만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이후
TIGER 200 금융 ETF(5.84%)와 RISE 200 금융 ETF(6.23%)도 월배당 상품처럼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했으나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저조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에 이어 한국은행도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월배당 금융주로 투자자의 시선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소득이 감소하면 배당소득에 대한 매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연초에 배당액이 결정되는 등 밸류업 공시를 통해 밝힌 주주환원 규모가 드러나면 더욱 매력이 부가될 예정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과 2월에 주주환원을 실제로 얼마나 시행할지 확인하게 되면 은행주의 상승 모멘텀이 되살아난다"며 "금융주의 밸류업 공시 자체는 증시에서 좋게 반영했기에 방향성이 뚜렷해지면 최근의 소강 국면도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주 ETF에도 시장의 자금이 흘러가고 있다.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대표 금융주 ETF인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X
LF) ETF에 최근 한 달 동안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가 몰렸다.
이 상품은 주요 금융주인 버크셔해서웨이, JP모건체이스 등을 담고 있다.
아이셰어스 미국 금융(IYF) ETF에도 같은 기간 791만달러(약 110억원)가 유입됐다.
X
LF와 IYF는 최근 미국 금융주가 실적 호조와 '트럼프 트레이드'로 치솟으며 한 달간 각각 3.07%와 3.16%의 수익률을 올렸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3분기에 증권가의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보다 12.6% 많은 128억9800만달러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주가가 치솟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골드만삭스·씨티그룹 등 대부분의 주요 은행주들도 올 3분기에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10%포인트 이상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았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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