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관리 공사로 연말까지 접근 제한되자
동전 던지기 로망 달래기 위해 시설물 설치
“어린이 수영장이랑 똑같이 생겨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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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 분수 앞 임시 수조에 동전 던지는 관광객들. AP 연합뉴스 |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 명소 트레비 분수가 새 단장을 위해 공사에 들어가자, 로마시가 관광객들이 분수 대신 동전을 던질 수 있도록 분수 바로 앞에 허름한 임시 수조를 설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레비 분수가 지난달 유지관리 공사에 들어가 연말까지 접근이 제한되자, 관광객들은 아쉬운 대로 임시 수조에 동전을 던지고 있다.
속설에 따르면 트레비 분수를 등지고 오른손에 쥔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를 다시 방문할 수 있다.
동전 두 개를 던지면 매력적인 이탈리아인과 사랑에 빠지고, 동전 세 개를 던지면 그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는 속설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로마시는 관광객들이 던지는 동전에 분수대 안 근로자들이 맞아 다치는 것을 막고, 관광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임시 수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임시 수조에서 회수한 동전은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기부될 예정이다.
트레비 분수에서는 연간 150만유로(약 22억5575만원) 상당의 동전이 회수돼 왔다.
허름한 임시 수조에 대해 국내외에서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은 SNS에 임시 수조 사진과 함께 시설물이 여름에 어린이들이 소변을 보는 작은 수영장과 똑같이 생겼다거나, 족욕을 위해 지어진 시설물 같다고 올렸다.
임시 수조를 본 것은 이탈리아에서 본 것 중 가장 슬픈 일이라거나, 건축이 유아 수준으로 퇴행했다는 날 선 비판도 올라왔다.
반면, 임시 수조를 설치한 것은 사람들이 동전 던지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당국의 ‘다정한 배려’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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