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계절 왔지만 ‘우수수’
4대 금융지주 담았던 외국인
지난주부터 재규모 차익실현
미국 대선 불확실성 영향도
증권가는 되레 목표가 올려
올 한 해 동안 ‘밸류업 수혜주’인 은행주를 쓸어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4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가 3분기 실적 발표와 밸류업 공시를 마치면서 단기 모멘텀이 소강됐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자 은행주에서 이탈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KB금융을 85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3분기 실적 발표 이튿날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KB금융을 6000억원 넘게 사들이던 외국인들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올해 들어
신한지주를 2000억원 순매수하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주부터는 116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달 25일까지 8000억원 가까이 사들이던
우리금융지주를 지난주부터 250억원어치 팔고 있다.
외국인들의 변심에 은행주도 부진에 빠졌다.
최근 일주일 동안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3.41% 하락했다.
이때 ‘금융 대장주’
KB금융은 주가가 5.41% 빠졌다.
은행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대거 나왔던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는 10%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6.55%)와
하나금융지주(-8.72%),
우리금융지주(-7.2%) 역시 5%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국내 종목을 향한 외국인투자자의 외면처럼 미국 증시에서도 근래 들어 은행주 주가가 부진하다.
최근 일주일간 미국 24개 중소 지역은행으로 꾸려진 KBW 나스닥 은행 지수는 2.5%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2.54%)와 웰스파고(-2.91%), 뱅크오브아메리카(-3.03%) 등 미국의 주요 은행 종목들도 2%를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주
하나금융지주를 마지막으로 4대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자 ‘역대급 실적’ 덕에 치솟은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실적 시즌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은행주 모두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른 뒤 모멘텀이 떨어지자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달 25일에는
KB금융의 호실적과 ‘통큰 주주환원책’의 효과로
KB금융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은행주 전반의 주가가 훌쩍 뛰었다.
하지만 그 이후 은행주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하나금융지주의 밸류업 공시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미국 대선에서 양 후보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은행주가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대선이 대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은행 실적을 좌우하는 미국의 매크로(거시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는 미국 은행주의 호조가 국내 은행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트럼프 트레이드’도 자취를 감추면서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주일 먼저 실적을 발표한 미국 은행주들이 먼저 소강 국면에 들어갔고 국내 종목들도 뒤따라갔다”며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기준 금리 등 매크로 지표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줄었기에 선거가 끝나야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의 저평가가 여전하고 주주환원 확대 의지가 확고한 만큼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하면서 목표주가를 올렸다.
지난 4일
미래에셋증권은
KB금융과
우리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각각 9.09%와 5.88% 상향 조정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밝혔기에 주주환원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며 “주주환원 강화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개선될 예정이기에 은행업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