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AP 연합뉴스] |
미중의 신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불똥이 반도체 장비업체를 비롯해 부품 공급업체들로까지 튀었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공급업체에 중국산 부품 배제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비슷한 가격으로 중국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가 반도체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등 미국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은 최근 자사 공급업체들에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지 않으면 공급업체로서의 납품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기업은 또 부품 공급업체가 중국 투자자나 주주를 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는 네덜란드의 ASML과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장비업체로 꼽힌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는 공급업체에 비공식적인 구두로 이런 지침을 통보했으며 공식 문서나 계약서에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이같은 조치는 미 정부가 최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장비 등 민감한 차세대 기술에 대해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자국 반도체 장비제조업체가 중국 공급업체에 기술 세부 사항과 계획을 공유하기 위해 라이센스를 취득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한 바 있다.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들에게는 내년까지 현재 공급업체를 유지할 수 있는 임시 라이센스를 부여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안보상의 이유 등으로 첨단 반도체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해 오고 있다.
동맹국에게는 중국에 반도체 장비 서비스도 제공하지 말라고 요청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사이 ‘장비 확보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첨단 공정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같은 반도체 장비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노골적인 움직임은 중국 당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 장비 시장 중 하나이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의 ‘큰 손’ 고객이다.
어플라이드머티이얼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중 중국 비중은 45%에 달했다.
반도체 장비 부품 공급업체들 사이에선 비슷한 가격으로 중국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 이로 인한 반도체 비용 상승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더욱 격화될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 글로벌 산업 지형에 미칠 영향 역시 주목을 받는다.
WSJ은 “미 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점점 더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두 주요 대통령 후보 모두 중국과 무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공약했고, 특히 반도체 산업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AI(인공지능) 붐 수혜기업인 대만 TSMC의 모리스 창 창업자는 앞서 지난달 26일 “반도체, 특히 최신 반도체 부문의 자유무역은 죽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계속 성장할지가 우리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