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MZ세대 집 사기 어렵네”…하다하다 술·담배마저 끊는다는데

경제적 불안에 소비도 급감
성인 25% “술·담배에 돈 안 써”
결혼 시기도 10년 늦춰졌고
20대 출산율은 60년 만에 최저

영국 20대 젊은이들이 취업은 힘들고 임금도 적게 오르는데, 집값은 감당할 수 없이 급등해 경제적 독립을 하기 어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거비의 급격한 상승이 많은 젊은이들의 독립을 가로막는 주요 장벽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나 성인이 된 Z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25∼27세의 경우, 지난해 기준 약 3분의 1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년 전 20%보다 높은 비율이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34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을 소유한 25세 미만의 비율은 지난해 10%로 20년 전 24%의 절반을 밑돌았다.

주택 임대료도 껑충 뛰었다.

올해 초 주택 임차료 가격은 지난해보다 9.2% 상승했는데, 이는 2015년 통계 작성 시작 이후 최고치다.

25세 미만이 월세로 거주하는 비율은 74%로 25∼34세(39%)의 두 배에 육박했다.

25세 미만의 수입에서 주택 임차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달했다.

최근 통신사 버진미디어가 18∼35세 M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3분의 1이 여전히 주거비와 전기·수도 요금을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불안정으로 젊은이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이는 빈부격차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피닉스그룹이 지난 5월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 성인 68%가 경제적 이유로 사교 모임이나 활동을 거절한다고 답했다.

별도의 조사에서는 25% 이상이 술이나 담배 등 기호식품에 일절 돈을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시기는 늦춰지고 있으며, 출산율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오늘날 대부분의 영국인은 조부모 세대보다 거의 10년 늦은 30대 초반에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여성의 출산율은 1964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적 불안정은 MZ세대의 정신건강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16∼27세가 정신적 문제를 이유로 복지 수당을 청구한 건수는 올해 6월 기준 지난 3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인구의 3분의 2가 젊은 성인의 정신 건강이 또래보다 나쁘다고 답했다.

또한 대다수는 자신의 물건을 살 수 있는 능력과 미래 전망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