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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포위한 장면. [사진 출처 = UPI, 연합뉴스] |
미국 워싱턴주(州)가 오는 5일 치러질 대선을 전후로 폭력 사태가 벌어질 것을 대비해 주방위군에 비상대기령을 발령했다.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 등을 통해 “2024년 대선과 관련한 폭력 및 기타 불법 활동 가능성에 대한 일반적·구체적 정보에 기반해 우리가 완벽히 준비되기를 바란다”며 “워싱턴주 방위군에 필요한 병력을 대기 상태로 전환해 중요한 공공안전 지원을 준비하도록 지시한다”고 밝혔다.
인즐리 주지사는 이어 “현지의 법 집행 기관과 워싱턴주 순찰대에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수행과 관련한 필수 인프라를 보호하고 2024년 대선과 관련한 모든 소요에 대한 대응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주방위군이 비상대기에 들어간 워싱턴주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기를 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지역이다.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채 미국 북서쪽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주로, 수도 워싱턴DC와는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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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월 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 모습.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
시애틀 타임스가 지난달 9~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 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도는 57%였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22%포인트 앞서는 수준이다.
이같은 판세 속에서 지난달 28일 워싱턴주 남서부 도시 밴쿠버의 투표함에서 불이 나면서 투표용지 수백 장이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워싱턴주는 우편 투표를 통해 투표하는 지역으로, 유권자는 선거일 몇 주 전에 투표용지를 받은 뒤 우편으로 다시 보내거나 곳곳에 설치된 투표함에 직접 넣는다.
인즐리 주지사는 이번 대기령이 “선거 인프라에 대한 위협과 관련해 국토안보부가 전국에 내린 경고와 워싱턴주 남서부에서 발생한 기타 사건들에 대응한” 예방조치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여론조사 결과대로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킬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가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며 국회의사당을 무력으로 점거하는 일이 있었다.
워싱턴주 주방위군의 비상대기령은 오는 4일부터 발효돼 8일 0시 직후 해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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