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원천기술을 보유한 ARM이 최대 고객사 퀄컴 측에 칩 설계 관련 지식재산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ARM은 퀄컴에 칩 설계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할 뜻을 통보했다.

계약 해지 발효 시점은 60일 후로 설정했다.


이번 계약 해지 통보는 2022년 ARM이 퀄컴과 자회사 누비아를 상대로 제기한 라이선스 침해 소송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미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서 시작되는 본안 소송을 앞두고 ARM이 퀄컴에 대한 압박에 나선 셈이다.

퀄컴은 2021년 애플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반도체 스타트업인 누비아를 인수한 뒤 ARM과 법적 분쟁을 겪어왔다.


ARM은 누비아가 자사와 계약을 맺고 설계 라이선스를 활용해왔지만, 퀄컴에 인수된 이후에는 라이선스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퀄컴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계약 해지 통보는) 법적 절차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ARM과의 계약에 따른 퀄컴의 권리는 확인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ARM의 계약 해지 통보가 발효될 경우 퀄컴은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

퀄컴은 그동안 ARM이 소유한 설계 표준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모바일 기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제작해왔다.

특히 퀄컴은 매년 수억 대의 AP를 판매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활용된다.

대표적인 제품이 '스냅드래곤' 시리즈다.

퀄컴의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 등 20곳에 달하는 퀄컴 고객사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해지 통보가 발효되면 약 390억달러의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