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자산 가격 최근 폭등
코인규제완화 발언 나오자
비트코인 값 1주새 14% 상승
안전자산 금·달러값도 올라
강달러에 원화 더 하락할수도
“추가 하락 길진 않을 것”
보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국내 자산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자산 시장 친화적인 발언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고,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발언은 중동 불안과 맞물려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의 가치를 상승시켰다는 분석이다.
20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개당 6만84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1일 6만159달러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일주일 만에 13.7% 오른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초 5만3000달러대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역대 최고점은 지난 3월 7만3000달러로,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7만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대표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확률이 크다고 전망되는 미국 대선 진행 상황이 비트코인 가격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체가상자산인 알트코인도 비트코인과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하며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8만∼9만 달러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중국 경기 부양책에 따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비트코인으로 대거 유입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승 센터장은 “최근 비트코인이 14일 아시아 증시 거래시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비슷한 시점에 발표된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혹은 실망감이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달러도 강세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온스당 금값은 19일 27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금값이 지난 17일 사상 최초로 2700달러를 넘은 데 이어 역대 최고가를 재차 경신한 것이다.
금값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했는데 지난 1월 2071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9개월 만에 32%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 역시 중동 긴장에 따른 지정학적 요인과 트럼프 우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데 따른 결과라고 봤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내년에도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하향 안정화돼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인민은행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옥 연구원은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가 내년 1분기 평균 금 가격은 2850달러로 전고점을 경신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당 원화값도 지속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1360~137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8일에는 장중 1373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최근 원화 약세는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화의 힘이 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조가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 많다.
그가 최근 관세를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표현하면서 달러 가치는 높인 반면 미국과 교역하는 국가의 통화 가치는 낮추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초순부터 주식시장에서 ‘트럼프 테마주’ 가격이 급등했고 배팅 사이트에서도 그때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원화값은 이러한 기대를 반영해 내린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당선이 된다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1기’를 한번 경험했기 때문에 원화값 추가 하락은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탠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1년 11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한 후 지난달과 이달에도 연달아 금리를 내렸는데, 이는 유럽 경기 악화의 신호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미국 소비·고용 호조도 달러 강세를 키운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