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치른 6번 선거서
코스닥 모두 하락세 나타내
대선일 이후엔 반등에 성공
올 선거 박빙 승부 예상에
위험회피 심리 더 강해질듯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자 변동성이 큰 코스닥을 중심으로 하락장 대비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세기에 치러진 6번의 미국 대선을 앞두고 매번 코스닥 지수가 떨어진 데다가, 이번 선거에서 양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기에 여느 때보다 큰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 21일부터 대선일인 11월 3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0.7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당시 미국 대선과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확대 우려 등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
2016년 미국 대선 시기에는 10월 21일 이후 코스닥 지수가 4.8%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과의 격차를 좁혀가면서 불확실성을 향한 경계심이 확대됐고, ‘최순실 사태’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2년의 경우 10월 21일부터 대선일까지 코스닥은 0.25% 하락했다.
2008년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시되며 대선 관련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코스닥이 4.98% 떨어졌다.
2004년과 2000년도 대선 시기에는 코스닥이 각각 0.52%와 3.62% 내렸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위험 회피 심리가 작용하는 경향성이 확인된만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해의 시장 상황이 다르지만 미국 대선 직전에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강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는만큼 선거날까지 위험자산에 대해 짙은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낮아진 실적 기대치가 미국 대선까지 투심을 한층 더 억누를 전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애널리스트들이 수출 경기를 반영해 3분기 실적 예상치를 하향하고 있다”며 “트럼프도 강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개표가 시작되는 미국 대선일 직후 거래일에는 일반적으로 국내 증시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증시가 부상하기에 대선 전까지 시기가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2020년 대선의 경우 투표 다음날 코스피는 0.6%, 코스닥은 1.04% 상승 마감했다.
2016년 대선 때에는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앞섰다는 발표에 코스피(-2.25%)와 코스닥(-3.92%)이 줄줄이 떨어졌으나, 2012년과 2008년 등 대부분의 대선 개표 시점에선 증시가 올라섰다.
국내 증시와는 달리 정작 대선이 치러지는 미국 증시에서는 과거 사례에 비해 ‘대선 불확실성’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분기 ‘어닝시즌’에 TSMC와 넷플릭스 등 주요 상장 기업들이 줄줄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진행 중인 실적 시즌에 주도주들이 좋은 실적을 내놓고 있어 대선으로 인한 변동성이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며 “후보들의 TV토론이 남지 않았고 최근 중도 표심을 노리고 극단적인 정책을 희석시키고 있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트럼프 수혜주’를 주목해야한다는 조언도 등장했다.
선거 전까지 국내 증시에서는 방산·조선·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서는 은행과 중소형주가 ‘트럼프 프라이싱(트럼프 당선을 가정한 가격 반영)’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벌써 트럼프 당선을 대비한 가격 변경에 나섰기에 빠르게 흐름에 탑승해 전략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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