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이달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면서 관련 종목들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비만치료제 자체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위고비를 국내에 유통하는 회사뿐만 아니라 국산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에도 투자심리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블루엠텍은 지난 한 달(9월 10일~10월 10일) 동안 주가 상승률이 14.62%에 달했다.
이 종목은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2만원대 안팎에서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 2만5000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가 561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블루엠텍은 비대면 의약품 배송 플랫폼 블루팜코리아를 운영하는 의약품 유통기업으로, 노보노디스크의 기존 비만치료제인 '삭센다'를 유통하고 있다.
독립리서치센터인 CTT리서치는 "위고비의 국내 수입사는 쥴릭파마코리아가 담당하고
블루엠텍과 같은 유통사를 통해 병의원으로 공급될 예정"이라며 "삭센다의 국내 매출액이 400억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출하가가 5배 이상 높은 위고비의 국내 매출액은 8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고비의 등장으로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자체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투자자에게 전해지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인
유한양행은 지난달 12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15만원까지 오르며 1개월 주가 수익률이 32.36%에 달했다.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813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외국인·기관의 매도세를 딛고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 회사는 현재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YH34160'의 미국 임상 1상을 준비 중인데, 전임상에서 위고비를 뛰어넘는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내면서 투자자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이달 들어 32만원까지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른바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통해 다수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특히 체중 감량 시 근육 손실을 막는 신약이 오는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비임상 결과를 처음 공개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은 코스닥 상장사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펩트론은 지난달 초 4만50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가 이달 들어 7만3000원대까지 급등해 한 달간 68.98% 올랐다.
이 회사는 GLP-1 계열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및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를 기반으로 한 1개월 지속형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1개월 지속형 제형은 기존의 주 1회 투약과 비교해 월 1회 투약만으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마찬가지로
디앤디파마텍은 지난달 3만1000원대였던 주가가 4만3000원대까지 올라 한 달간 24.64% 상승했다.
지난 5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비만 치료제 'DD02S(GLP-1)'를 연내 임상 1상에 진입시키기 위해 속도를 내는 중이다.
위고비 등 기존 치료제 대비 경구 흡수율이 10배 이상 높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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