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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근 조달청장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아세안 조달 시장 개척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달청



정부가 공급망 안정을 위해 코발트, 리튬을 비롯한 희소금속 비축량을 50일분에서 최대 180일분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

비철금속 비축도 크게 늘린다.

주요국 간 전략품목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경제 안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시 국내에 쌓아두는 자원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또 연내 필리핀에 한국 조달시장 거점을 확보해 내년부터 국내 기업이 아세안(ASEAN)으로 수출할 수 있는 물길도 늘린다.


임기근 조달청장이 지난 20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임 청장은 "한국은 원유 100%, 비철금속은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중간재 품목도 수입 비중이 50%에 달해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취약하다"며 "이제 공급망 안정은 산업 경쟁력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생존 문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 시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공 비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2027년까지 비철금속 비축량을 50일분에서 60일분으로 늘리고, 주요 희소금속은 품목별로 60~180일분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출범한 정책 컨트롤타워인 비축전문위원회를 통해 세부 품목별 비축 기준과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5월 군산 비축 창고를 신축하고, 경남 지역 창고는 재건축해 기반시설을 늘린다.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해 수출 시장도 넓힌다.

국내 기업이 진출할 기반이 큰 아세안 지역의 원조가 커지는 추세에 맞춰 국내 기업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임 청장은 "한국이 개발도상국 보건·의료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ODA를 강화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ODA 활동과 함께 국내 기업의 우수 제품을 소개해 시장을 개척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내 필리핀 소재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국장급 인력을 파견해 해외 조달시장을 넓히는 거점을 마련한다"며 "내년은 동남아시아 조달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수수료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건설 부문 부진이 경기 발목을 잡는 상황을 감안해 연내 조달기업 공제조합을 신설해 기업이 조합을 통해 20% 낮은 수수료로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인지세 부과 대상도 대폭 줄인다.

임 청장은 "올해 본청과 전국 11개 지방청에 조달 경험이 풍부한 직원을 '공공 조달 길잡이'로 지정해 공공 조달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있다"며 "중소, 벤처기업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벗이 되겠다는 게 올해 역점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 내에 기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지원이 많은데 조달청에서 검증받은 기업이 범부처 성장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시켜준다는 방침"이라며 "예컨대 대출 금리를 낮게 책정하고, 해외 전시 활동에 참여할 때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임 청장은 "기업 활동은 지원하되 입찰 평가 공정성은 높여 공공 조달 기본가치인 공정성과 투명성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공공 조달 입찰 평가 위원 관리 시스템을 강화했고, 주요 대형 건설사업 심의 과정은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달 업무가 기업 간 거래(B2B)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체감형 행정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정환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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