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피벗 본격화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시장의 환호는 짧았다.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속도 조절 입장에 주식, 채권, 원자재, 가상화폐 등이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발표한 직후인 18일 오후 2시(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후 3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하락세로 전환해 각각 고점 대비 478.87포인트, 71.49포인트나 후퇴하면서 4만1503.10(-0.25%), 5618.26(-0.29%)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채권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후 튀어올라 오후 4시 5분 기준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6bp(1bp=0.01%포인트) 오른 3.628%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713%로 전일보다 7.1bp 오른 채 거래됐다.
당초 시장이 기대하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이날 약세로 마감한 배경에 대해서는 빅컷이 오히려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 증시가 FOMC 전부터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9월 초 하락폭을 되돌린 이후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점을 약세장의 이유로 지목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선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며 시장의 침체 우려를 일축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미국 고용시장을 둘러싼 침체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고, 국제유가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를 반영해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0.39% 내린 배럴당 70.91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0.07% 내린 배럴당 73.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가상화폐 시장을 대표하는 비트코인 가격도 등락을 반복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이틀 만에 7%가량 상승하며 6만2000달러(약 8200만원) 선을 약 3주 만에 넘어섰다.
[안갑성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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