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로 주담대 증가 속도 주춤해졌지만…이달에도 ‘영끌’은 여전

5대은행 주담대 일평균 취급액
8월 4000억→9월 3400억
“대출 증가세 10월까지 이어질 듯”

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정보 [사진 = 연합뉴스]
8월 역대 최고 수준을 찍은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이달 들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달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나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까지 막은 은행권 자체 조치에도 감소 폭은 15% 정도로 크지 않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다음 달 11일 한국은행이 금융 불안을 걱정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을 만큼 가계대출과 집값이 그 전에 뚜렷하게 안정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19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은행에서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12조4370억원으로, 2011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주택구입 개별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3조645억원이다.

하루에 평균 3405억원의 대출이 새로 발생한 셈이다.

한달 전인 8월(412억원)보다는 15% 적지만, 7월(3861억원)이나 6월(3617억원)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별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서울 등 수도권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이달 5대 은행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69.6%(2조1322억원)가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주택과 관련된 대출이었다.

이 비율은 2021년 8월(71.8%) 이후 최대 기록이다.


주택 관련 대출 급증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은 최근 수 개월간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 매매가 크게 늘은 탓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올해 7월 서울 지역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1만2783건으로 6월보다 41% 늘어 2년 11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거래 시점으로부터 약 두세 달의 시차를 두고 실제 집행되고 은행권 통계에도 반영된다.

이에 7월 또는 8월에 서울 주택 거래가 정점이었다고 해도, 이와 관련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10∼11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주체들에 이런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전달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기대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시 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 주택공급 확대와 규제 강화 조치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필요하면 더 강화하는 조치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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