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문닫는 가게 속출
폐업공제금 1년새 12%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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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가 가게에서 홀로 일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고금리·고물가에 고용원 없는 ‘나홀로 사장님’ 수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장기간 이어지는 내수 부진의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아예 문을 닫는 영세 자영업자가 계속 늘어나면서다.
실제로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30만6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6만4000명 줄었다.
감소세는 지난해 9월부터 12개월째 지속됐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7년 11월∼2019년 1월(15개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나홀로 사장님의 수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높은 금리와 물가에 소비 부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 사정 악화로 지갑을 최대한 열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아진 데 따라 자영업자들이 충분한 매출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자, 인건비, 재료비 부담은 커져만 가는 현실이 반영됐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올해 7월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1.9% 줄었다.
하지만 정부는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낙관적 시각을 유지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국내 경제와 관련해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당시 대출을 받았다가 상환 시기를 맞은 자영업자들이 고금리로 폐업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폐업 점포는 6290개로 직전 1분기(5922개)보다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외식업이 타격을 받았던 2020년 1분기(6258개)보다도 많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88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증가했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다.
내수부진에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도 줄고 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분석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 19.7%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0% 밑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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