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의사 파업 장기화로 의료 파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의대생과 의사가 선을 넘는 행동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정부 역시 일부 의사의 ‘일탈’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9월 10일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사 의대생 커뮤니티 글이 내부 폭로로 유출됐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캡처 사진들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글에는 환자와 국민을 향해 수위높은 발언이 이어져 여론은 충격에 빠졌다.
해당 게시글들에는 “다 죽어 죽으라고. 너희들과 협의하는 단계는 지났어”, “진짜 개돼지 XX들 조금도 동정심이 안 드네”, “응급실을 못 가? 어쩌라고 너희들이 이렇게 만들었잖아”, “개돼지들 더 죽이면 이득이다”, “개XX들 매일 천 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네”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이 커뮤니티는 의대생 인증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 뿐 아니라 의사들의 일탈도 이어진다.
최근 의사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형식의 한 사이트에는 ‘응급실 부역’이라는 이름으로 응급실 운영 병원의 근무 인원과 근무자 명단이 추가됐다.
명단에는 근무자 이름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이름, 직업, 전화번호, 이성친구 여부 등 개인정보까지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의료진이 선을 넘자 정부가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응급실에 근무 중인 의료진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의료진 블랙리스트’에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9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한 총리는 “블랙리스트는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들에 대한 조롱과 모욕이며, 개인의 자유의사를 사실상 박탈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는 젊은 의사들의 선의와 양심을 믿는 우리 국민께 큰 실망을 주고, 살고 싶어 하는 환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동이자 환자의 생명과 건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정부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과 검찰 등 사법 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관련 조사에 임하고, 의료계에서도 일부 의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바로잡는 적극적인 자정 노력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평소보다 적은 인력으로 명절 응급의료 체계를 유지하다 보니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적극적 협조가 뒷받침된다면 우리의 응급의료 역량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