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우 회장 “박현주 회장 등기이사 돼 책임경영해야”
미래에셋 “전문 경영인 체제 구축 독립경영 강화” 반박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지난 7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 더포럼에서 ‘두산그룹 케이스로 본 상장회사 분할 합병 제도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 36차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이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키움증권과 마찬가지로 ‘C학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5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미래에셋증권 밸류업 계획 C학점 4가지 이유’라는 논평을 통해서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미래에셋증권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우선 창업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등기이사로 실질적 경영활동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공식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전략가(GSO)로서 미등기·비상근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자문 업무를 하고 있다.


박 회장은 비상장사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34%를 갖고 있으며,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 지분 31%를 소유한다.


이 회장은 “박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 활동과 주요 의사결정을 함에도 등기이사가 아니기에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았다”며 “미래에셋증권 이사회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박 GSO를 등기이사로 선임해서 책임경영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밸류업의 핵심인 자본배치 원칙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은 국민연금 지분 5%를 포함한 유통주식이 전체 발행주식의 37%에 불과하다”면서 “회사 계획대로 2030년까지 1억주(또는 발행주식의 13%)를 소각한다면 유통 물량만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대신 미래에셋증권이 자사주 25%를 즉시 소각하고, 네이버가 보유한 8% 지분을 사들여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는 전략은 노무라증권의 사례처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레벨다운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리먼브라다스 아시아 및 유럽 비즈니스를 인수한 노무라증권의 경우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불신이 저평가로 이어졌다”며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리스크 관리 능력 및 의사 결정 과정 투명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미래에셋증권의 PBR이 0.4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국제금융 실무 경험 없는 교수 중심의 이사회의 개선을 당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거버넌스포럼의 논평에 대해 “미래에셋은 계열사별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독립경영을 강화했다”며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 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유연하게 대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대한 거버넌스포럼의 우려에 대해서는 “2020년 업계 최초로 해외에서 연간 세전순이익 2000억 원 돌파 기록을 세운 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전체 수익의 50% 이상 해외에서 수익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주식 수 감소로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며 사외이사진도 전문성과 독립성을 기준으로 선발했다고 반박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총 발행 주식 수 및 유통주식 수가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소각을 중심으로 실질유통주식수를 줄이는 것이 주주환원의 1차 목표로 판단”이라며 “사외이사는 투자전문회사의 경영과 경영진 감독에 필요한 글로벌경영, 전략, 경제, 법률, 재무, 회계, IT(정보기술) 관련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보유한 자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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