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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출범 28년을 맞은 코스닥시장이 ‘2부 리그’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상장기업이 늘면서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률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낮은 신뢰 수준과 극심한 주가 변동성, 신규 상장사들의 주가 부진 등으로 시장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오후 2시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4.26포인트(0.55%) 내린 764.95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가 소폭 오르는 동안 코스닥 지수는 11%가량 하락했다.
올해 코스닥시장 내 상장 기업 수는 늘었으나 시가총액은 줄어들었다.
코스닥 신규 상장사는 올해 79개로, 이날 기준 상장 종목 수는 1753개다.
시총은 376조원으로 연초(426조원) 대비 11% 넘게 쪼그라들었다.
반면 코스피 시총은 2187조원으로 연초보다 1.86% 증가했다.
신규 상장사들의 주가 부진에다 시총 상위주들이 우하향 흐름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11개 종목 가운데 5개는 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코스닥 대장주였던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30% 이상 하락 중이다.
여기에 코스닥 대형주들마저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고 있다.
올해 들어
포스코DX,
엘앤에프, 파라다이스 등 3곳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했다.
시총 17조원에 이르는
에코프로비엠과
코스메카코리아도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상장사임에도 거래가 불가능한 ‘좀비기업’도 코스닥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올 들어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사유 발생 등의 이유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종목은 82곳에 달하는 반면 코스피에서는 24곳에 그쳤다.
때문에 코스닥시장의 약세가 두드러지는 건 부실기업이 제때 퇴출당하지 않아 시장건전성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 보니 테마주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영향이 더 큰 상황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코스닥을 외면하고 있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7조4380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5153억원 순매수에 불과했다.
기관은 5조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제약∙바이오, 반도체 등 대형주 방향성이 부재한 가운데 중소형주는 개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블랙 먼데이’ 이후 지수 반등과 함께 상승세를 이어왔던 신용잔고도 지수 방향성 부재에 횡보 중”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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