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어 아이콘인 줄 알았더니”…이 업종, AI시대에선 성장주라고?

SKT 연말 데이터센터 오픈
클라우드 사업도 확장 나서
모건스탠리 “투자비중 확대”
통신3사중 나홀로 이익 성장
변동성 증시에 고배당 장점도

SK텔레콤 본사 사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업종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배당주로 여겨졌던 통신주가 AI 시대 성장주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AI용 데이터센터 확장과 AI서비스 출시에 따른 매출 증가 기대감이 동시에 섞여든 결과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량이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14% 늘어날 것으로 보면서 한국 통신주 낙관론을 내고 있다.


국내 통신사 중에서는 SK텔레콤이 유일하게 올해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난 달 28일 나왔다.


하나증권은 9월 투자 전략 보고서를 이날 내고 SK텔레콤에 대해 ‘매수’ 투자 의견과 함께 목표가 7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8월 30일 종가 대비 약 27%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AI사업 수익화에 나선 것과 관련해 “국내 통신3사 중 유일하게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높은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모건스탠리가 8월 투자 메모를 통해 SK텔레콤 비중 확대 의견을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측은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AI 관련 데이터센터 사업·서비스와 관련한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SKT 주식은 EV/EBITDA가 4배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는 반면 배당 수익률이 6%를 넘어섰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V/EBITDA 배수는 기업의 수익성과 현금 창출 여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인수합병 때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기업가치(EV)를 EBITDA(이자비용과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되었다는 뜻이다.


SK텔레콤 주가는 최근 2개월간 약 7.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3% 하락했고 또 다른 통신 3사 중 한 곳인 LG유플러스 주가는 0.3% 뒷걸음했다.


지난 달 8일 SK텔레콤 주가는 장 중 5만6400원을 터치하며 기존 52주 신고가(5만5200원)을 넘어선 후 같은 달 23일에는 5만6500원을 기록해 또 다시 신고가를 깨면서 강세를 이었다.


SK텔레콤은 오는 12월 엔비디아 AI용 반도체를 적용한 데이터센터를 여는 한편 구독형 AI클라우드 서비스인 GPUaaS를 출시할 계획이다.


AI·클라우드 사업을 키우기 위해 올해 1월에는 미국 기업 람다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고, 7월에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인 스마트글로벌홀딩스에 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AI 사업 성장세 외에 금리 인하기 배당주 선호 경향도 주가 상승 전망 배경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연준에 이어 10월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금리가 높은 시기엔 예금이나 채권에서의 이자수익이 배당주 수익률을 능가할 수 있지만 저금리 시기엔 배당주의 상대적 수익률이 높아진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향후 5년 간 AI용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한국 KT와 중국 GDS 홀딩스를 매수할 만하다는 의견을 냈다.


스리하르시 싱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은 “아태지역에서 앞으로 5년 간 데이터센터 전략용량이 연평균 14% 증가해 5~6년 내에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며“하이퍼스케일러 용량의 2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이퍼스케일러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기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말한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GDS홀딩스는 중국 본토 외에 일본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시장에 주로 진출해 있다.

지난 7월 이후 두 달 간 주가가 80% 뛰었으며 배당금은 없다.


한국 KT는 같은 기간 주가가 5.6% 올랐고 배당 수익률은 5.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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