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고소득자 세율 인상을 추진한다.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보유 주식 상승에 따른 '미실현 자본이득'에도 과세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연 소득 40만달러(약 5억3500만원) 이상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계 소득세율을 거의 모든 유형의 소득에 대해 44.6%로 올릴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한계 세율은 자본이득이 23.8%, 일부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이 각각 29.6%, 39%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고소득 가구의 세금이 급증하고, 최고 한계 세율이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한계 세율이란 초과 수익에 대해 세금으로 지불해야 할 비율을 뜻한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마련한 연방정부 세입 규모는 앞으로 10년간 63조달러로 비슷하다.

하지만 세수 계획은 사뭇 다르다.

수입품 관세를 인상해 세수 증대를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통해 세수 확대를 꾀한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순자산 1억달러 이상인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미실현 자본이득에 대해 25%의 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E J 앤토니 그로버M헤르만연방예산센터 연구원은 폭스뉴스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제안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기 위해 매년 투자자산 일부를 매각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이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사람은 금융과 경제에 완전히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추진하는 미실현 자본소득 과세 현실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상원과 하원 통과가 쉽지 않은 데다 통과한다고 해도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결국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이 세금은) 곧 소상공인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며 당신은 즉시 식당을 팔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법인세를 21%에서 28%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해리스 부통령은 해외 수익에 대해서도 과세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앤드루 라우츠 초당적정책센터(BPC) 부소장은 WSJ에 "해리스의 계획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부유한 개인과 가족에게 부과된 세금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자격으로 CNN과 첫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는 29일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30일 오전 10시)에 방영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직을 내려놓고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낙점된 지 한 달이 넘도록 언론과 인터뷰가 없어 논란이 일었다.


이번 인터뷰는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와 공동으로 진행된다.

이를 두고 공화당에서는 지금까지 언론을 피하던 해리스 부통령이 인터뷰를 혼자 할 역량이 없다고 비판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또 노동절인 다음달 2일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북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첫 공동 유세가 예정돼 있다.

두 사람이 백악관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적은 있지만, 유세를 함께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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