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여름 어떡하라고”…원전 4곳, 내년엔 연장심사 받느라 펑크

고리2 이어 3·4·한빛1호 1차 수명종료 앞둬
예방정비 고려땐 최악 경우 8기 동시 중단
계속운전 승인 받아도 韓 ‘10년 연장’ 불과

부산 기장군 해안가에서 국내 최초로 원전 해체 작업이 시작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오른쪽)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고리1, 2, 3호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세계가 원자력 전력확보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정작 한국은 내년에 기존 원전 4곳이 발전을 멈출 것으로 보여 비상이다.

해외에선 보편적인 원전 계속 운전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다.

최악의 상황땐 원전 8기가 동시에 가동을 멈추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18개월마다 받는 계획예방정비 기간이 겹칠 수 있어서다.

원전은 탄소배출 감축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산업에 안정적 전력공급 위해 필수적이다.


26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미 고리2호기는 작년 4월에 1차 설계수명(40년)을 다해 10년 더 발전할지 여부를 심사를 받는라 멈춰있다.

다음 달에는 고리3호기가 멈춘다.

내년 8월에는 고리4호기, 12월엔 한빛1호기가 차례로 운전을 중단한다.


여기에 원전은 18개월마다 받는 계획예방정비라는게 있다.

2~3개월 걸린다.

보통 원전 2~4기가 예방정비 때문에 멈춘다.

내년 특정 시점에 원전 8기가 동시에 가동을 멈출 수도 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80년을 넘어 100년까지 원전을 사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한국은 계속운전 허가 사례가 2건에 불과하고 그것도 10년 연장밖에 되지 않는다”며 “원전을 안전하게 계속 사용하면 탄소감축은 물론 천문학적인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가동원전 438기 중 절반이 넘는 239기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다.

이 중에서 188기가 계속운전 중이다.

미국에서는 40년 수명을 다한 원전 중 6기에 대해 20년씩 두 번 인허가를 갱신해 80년 운전을 허용했다.


국내에선 계속운전 허가 사례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단 두 번 뿐이다.

고리1호기는 10년 계속운전 기간을 채웠다.

하지만 월성1호기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 조기 폐쇄했다.

현재 국내 가동원전 26기 중 계속운전 중인 원전은 없다.


한수원 관계자는 “2030년까지 최초운전허가가 만료돼 운전이 정지될 수 있는 원전은 10기로 8.45GW에 달한다”며 “전부 계속운전 허가가 안된다고 가정하면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40GW 이상을 구축해야 대체할 수 있는 규모”이라고 설명했다.


40GW를 모두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려면 여의도 면적의 120~160배에 달하는 땅이 필요하다.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태양광은 간헐성 때문에 우리 기후 환경에서는 주전원이 되기도 어렵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오래된 원전이 위험한 게 아니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원전이 위험한 것”이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원전 계속운전이 탄소중립에 가장 효율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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