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확신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원화값이 5개월 만에 장중 한때 1310원대까지 급등했다.

이달 초 '블랙 먼데이' 등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로 약세를 보였던 원화값이 채 한 달이 넘기도 전에 급반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원화는 물론 엔화값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2.0원 오른 1326.8원에 마감했다.

원화값이 1320원대에 마감한 것은 지난 3월 21일(1322.40원) 이후 처음이다.

원화값은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13.8원 오른 1325.0원에 개장해 장중 한때 1319.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원화값이 급격하게 상승했던 배경엔 지난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이 있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고 발언하며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그의 발언 여파로 주요국 통화와 달러화 간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한때 100.5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엔화 역시 지난 23일 달러당 146엔대에서 이날 장중 143엔대까지 상승했다.

원·엔 동반 강세로 100엔당 원화값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2.52원 내린 922.06원을 기록하며 약보합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 발언에 고무된 시장 참여자들이 일제히 달러를 내다 팔면서 전방위적인 달러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에 몰렸던 헤지펀드의 투기적 베팅이 달러를 팔면서 엔화 강세로 옮겨갔고, 원화값 역시 달러 매도세로 인해 같이 반등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원화값 급등세가 지속될지는 9월 초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와 11월 미국 대선 등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른 원화값 상승 요인은 이미 다 시장에 반영됐다"며 "다음달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보다 저조하지 않고,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일부 되돌림 현상이 발생해 원화값이 최저 1380원까지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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