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가 유발하는 교통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65세 이상 면허소지자 100명당 교통사고 건수가 1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4년간 전 연령대에서 교통사고 건수가 감소했는데, 65세 고령 운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사고 감소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호하면서도 고령자의 인지기능 저하로 유발되는 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처럼 고령자에 대한 운전면허 관리를 강화하고, 자동차보험 특약 할인율을 높여 고령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더 안전한 차량을 사용하도록 유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보험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면허소지자 100명당 교통사고 건수는 0.9건으로, 10대(1.04건) 다음으로 높았다.

30대와 40대가 각각 0.44건으로 가장 낮았고 20대는 0.48건, 50대는 0.59건이었다.


2019년과 작년을 비교할 때 사고 건수는 전 연령대에서 줄었지만, 감소폭은 65세 이상이 두 번째로 낮았다.

감소폭은 30대가 0.08건으로 가장 작았고 65세 이상이 0.1건으로 뒤를 이었다.

감소폭이 가장 컸던 연령대는 0.24건이 줄어든 10대였고 그다음은 50대(0.2건)였다.


보험연구원은 고령자의 안전운전을 위해 주요 선진국의 다양한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

국내와 같이 주기적 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이외에도 미국이나 호주는 고령자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경우 운전면허를 재심사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 운전자에 대해 고령자 특화차량(서포트카S)만 운전이 가능한 한정면허를 내주기도 한다.

아울러 고령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해 대중교통과 택시요금 할인, 마트 무료 배송 서비스, 예금금리 우대 등을 지원한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 금지, 최고속도 제한 등 고위험군 운전자에 대한 조건부 운전면허제도 도입을 검토했으나 고령자의 이동권 제한 우려 등 논란이 제기됐다"며 "포용적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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