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주식 ETF 순자산 17조 늘었는데···국내주식형은 겨우 1조 불었다

코스피·코스닥 부진 탓에 ETF 성장 더뎌
올해 늘어난 순자산, 해외주식형의 7% 수준
파킹형 인기로 급등한 국내채권형에도 추월

<그림=챗GPT>
올해 들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17조원 넘게 커진 반면, 국내주식형 ETF는 고작 1조원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0조원 규모이던 전체 ETF 시장이 올해 들어서만 160조원에 육박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주식형 ETF는 이 같은 성장에서 소외돼 있는 것이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주식형 ETF 순자산은 45조461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2887억원 증가했다.


반면 해외주식형 ETF 순자산은 41조2174억원으로 같은 기간 17조6354억원 급증했다.


국내주식형 ETF 순자산 증가분이 해외주식형의 7.3%에 불과한 것이다.


매달 꾸준히 상승곡선을 이어간 해외주식형과 국내채권형 ETF와 달리 국내주식형 ETF 순자산은 3월말 47조8709억원으로 연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5월말 44조7341억원까지 떨어졌고, 7~8월에는 45조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7월에는 국내채권형 ETF 순자산이 국내주식형을 올해 처음으로 추월, 현재까지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채권형 ETF 순자산은 47조5319억원으로 올해 들어 12조5064억원 급증했다.

계속되는 변동장세 속에서 잠시 투자금을 맡겨둘 파킹형 상품이 인기몰이를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권형 ETF만도 못한 국내주식형 ETF의 현실은 결국 부진한 국내 증시가 낳은 결과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ETF 총 349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대비 -0.23%에 그친다.

같은기간 해외주식형은 16.96%, 국내채권형도 2.6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극도로 부진한 수준이다.


최근 비슷한 폭락장이 벌어진 한달 기준으로 봐도 국내주식형 수익률은 -4.8%로 같은 기간 -4.18%인 해외주식형 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ETF별 설정액 대비 순자산 비율을 비교한 결과 국내주식형 ETF의 경우 순자산 규모가 설정액의 1.18배에 그쳤다.

이는 1.46배에 달하는 해외주식형에는 한참 밀리고, 사실상 예금 대체 상품으로 취급되는 국내채권형 ETF의 1.05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 투자자들이 투입한 금액이 설정액, 이를 각종 자산에 투자해 불린 것이 순자산인 만큼 국내주식형은 결국 상대적으로 자산증식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의 수익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올해 안에 해외주식형 ETF 순자산이 국내주식형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9월 중 한국거래소가 국내 주요 상장사로 구성된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올해 안에 이를 추종하는 ETF를 잇따라 상장할 경우 일시적으로 국내주식형 ETF 몸집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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