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뭔가요?”...회사들 앞다퉈 덩치 불리는 이 업종은

10대 증권사 자본확충 속도
3조 채운 대신증권 곧 종투사行
신용공여 확대, 기업금융 강화

초대형IB목표 키움도 덩치 키워
한투증권 호실적에 4천억 늘어

올 상반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2조298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몸집 키우기에 나서는 이유는 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초대형 투자은행(IB)를 육성하겠다는 정부방침에 맞춰 자기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있다.


18일 매일경제가 각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중 상반기 자기자본 증가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9.08% 늘어난 대신증권으로 나타났다.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상반기에 총 2조2981억원(3.77%) 늘어나며 63조2671억원을 기록했다.

이들간 자기자본 순위변화는 없었다.

이번 수치는 모두 별도기준으로 집계했다.


대신증권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이유는 10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되기 위해서다.

현재 종투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하나·신한투자·메리츠·키움 등 9개사다.


대신증권은 상반기말 기준 3조1122억원의 자기자본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원회에 종투사 지정 신청을 할 수 있는 기준인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한 수치다.


대신증권은 내부적으로 올해내 종투사로 지정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중 금융당국에 종투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에 종투사 지정을 신청하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통제 같은 정성적인 요소를 평가받게 된다.


종투사로 지정받으면 헤지펀드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가능하다.

특히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 종합적인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증권업 자체가 자기자본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역량이 커지기 때문에 종투사 지정 기준 이상으로 지속해서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보인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자기자본이 8.48% 늘어나며 4조6347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초대형IB 신청을 위한 재무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은 이미 충족한 상태지만 상반기에도 빠른속도로 자본을 추가 확충했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진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사업만으로 1년에 1000억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있다.


상위권 증권사 중엔 상반기에 자기자본을 4000억원 이상 늘린 한국투자증권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사업자 자본기준인 8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그럼에도 상반기에 5% 이상 자기자본을 늘렸다.


IMA는 2016년 금융당국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목표로 내놓은 제도로, IMA 사업자는 고객에게 원금 보장 조건으로 예탁금을 받아 기업대출·회사채 등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IMA기준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증권사가 목표”라면서 “상반기 수익성이 좋아 자기자본이 증가한 측면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기자본기준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엔 자기자본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연결기준으로는 자기자본이 11조원이 넘는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IMA를 위한 자격기준은 다 갖춘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본을 늘리면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낮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내실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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