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K’ 달고 급등했는데”…식음료 웃고 화장품 울상인 이유

급락장서 반등한 오리온
수출비중 높아 회복세 탄력

중국 매출 큰 아모레퍼시픽
이달들어 주가 43% 떨어져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달 2일, 5일 양일간 코스피가 12% 급락하는 폭락장 이후의 반등장세에서 소비재 기업들이 다른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음식료와 화장품주 모두 수출 모멘텀으로 올 상반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 화장품주는 2분기 실적 충격에 경기침체 우려,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주가가 제대로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음식료주 대표업종은 이미 급락장의 충격에서 빠져나와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2일부터 13일까지 KT&G는 11.23% 상승하며 13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2분기 해외 매출 증가에 전자담배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 덕을 봤다.

게다가 이번에 중간배당으로 주당 12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후 자사주 매입까지 시작돼 주주환원 정책이 외국인 순매수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이 2.86% 올랐고 사조오양이 2.64%, 오리온이 2.45% 오르는 등 수요가 탄탄한 음식료주들을 코스피가 폭락장 전 지수보다 5.6% 빠져있는 상황에서 선전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삼양식품(71.1%), 오리온(65.4%), 농심(45.9%), KT&G(32.8%)등으로 높아져 수출은 음식료주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곡물가격이 내려가면서 투입단가가 안정화되고 있고 K-푸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음식료 업체의 긍정적 영업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화장품주는 대장주부터 유통 플랫폼, 제조업자개발생산(ODM)까지 밸류체인 모두 주가가 정체 상태다.

같은 소비재지만 필수 소비재라 불황에도 소비량을 줄이지 않는 식품에 비해 화장품은 ‘비필수’ 소비재 성격이 강하다.


‘립스틱 효과’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화장품은 불황엔 상대적으로 저가형 소비를 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이달초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자 화장품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까지 중국발 한파로 주가가 약세였던 화장품주는 올해 미국, 일본 등으로의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이달초 아마존이 리테일 부문 실적 부진을 발표하자 화장품주 주가는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이번 ‘아마존 프라임 데이’ 때 한국 화장품들들의 랭킹이 크게 올랐는데 미국 매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중국의 비중이 여전히 높았던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2일 이후 34.25% 하락했다.

2분기 ‘어닝 쇼크’의 효과가 매우 컸던 것이다.


‘역직구 플랫폼’으로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해외 도매상들에게 국내 브랜드 제품을 공급하는 중간 유통사인 실리콘투는 올 상반기 주가가 400% 가까이 오르며 코스닥 시총 13위까지 올랐지만 최근 주가는 부진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389억원으로 전년대비 275.1% 늘어나며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지만 실적 발표날 오히려 4.71%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순이익(PER)이 22배에 달하는 높은 주가 수준이 부담이 됐다.


이외 같은 기간 ODM사인 코스맥스는 23.57% 하락하고 올리브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인디브랜드를 가진 아이패밀리에스씨는 22.41%, 에이블씨엔씨는 12.21% 내렸다.


외국인들도 13일 오리온, 농심은 순매수하고 실리콘투, 브이티, 코스맥스 등의 화장품주는 순매도했다.

실리콘투는 외국인 코스닥 순매도 1위였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화장품주와 음식료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상반된 수익률을 내고 있다.

HANARO K-뷰티’는 최근 1주일 수익률이 -5.11%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실리콘투,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의 상위종목 주가 급락 때문이다.

반면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등이 구성종목인 ‘HANARO Fn K-푸드’는 최근 1주일 3.67%의 수익률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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